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개사가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4곳의 정부기관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방 백신의 경우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존에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자체 백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활발한 국내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치료제의 경우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백신·치료제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기술적인 측면이나 허가 등 규제적 차원에서 이 같은 민·관 협력은 개발 속도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협회는 유럽의 혁신 의약품 이니셔티브(IMI)와 미국 국립보건원의 AMP(신약개발 촉진협력) 등 민·관 협력이 활발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한다.
IMI는 유럽연합집행위와 유럽의약품산업협회(EFPIA) 회원사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것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세계 최대의 민관협력 파트너십 사례로 꼽힌다. 학계·산업계·환자단체·규제 및 의료기술평가기관 등이 하나로 뭉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번 코로나19에 대해서도 4500만 유로(약 590억원)를 투자해 치료제·진단제품 등을 개발키로 했다.
또 감염병 억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인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은 빌게이츠재단 등 비영리재단 뿐 아니라 각국 정부의 후원을 받아 세계 각국에서 4개의 코로나19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대학, 출연연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R&D(연구개발) 과제에 368억원이 집행됐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 등 의약주권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연구개발 역량에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