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최일선'인 대구로 간 한 신임 간호장교의 말 中
전시와 다름없는 상황. 하루에 몇 백 명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소위 계급장을 받은 날 바로 '코로나19 사태 최일선' 대구로 향했다.
한 신임 간호장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나중에 하루 숙박비 6만 원을 한 달치로 계산해서 180만 원 상당의 비용을 정산해 주겠다고 하지만, 당장 쓰는 돈은 본인들 주머니에서 나간다. 부담이 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혹여 지휘부에 누가 될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열린 국군간호사관학교 제60기 신임 간호장교 졸업식과 임관식에서 축사를 통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은 국민에게 깊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언급한 '희생과 헌신'에 이제 갓 임관한 간호장교의 돈 걱정이 포함된 것은 분명 아닐 테다.
국방부 관계자는 "경비 정산은 추후에 이뤄지며 특별 지원 활동수당 등 경제적 보상도 나중에 이뤄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임 간호장교들은 소위 계급장을 달고 아직 첫 월급도 받지 못했다. 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하루 6만 원이 어떤 이에게는 큰 돈일 수 있다.
특히 이번 졸업식 및 임관식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와 군대 내 유입 차단을 위해 가족과 외부 인사 초청 없이 교내 행사로 열렸다.
코로나19 의료진 감염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신임 간호장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가족들이 임관식에 이어 병문안조차 가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때문에 신임 간호장교들에게는 두 번 다시 가족을 못 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엄습해 있다.
신임 간호장교들은 2학년 2학기에 치러지는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과 간호 정신을 본받아 전문 의료인으로서 사랑과 봉사의 자세로 헌신의 삶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들이 삶에 대한 애착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최근 국방부 SNS에는 국군춘천병원 소속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육군 전문사관 16기)가 대구 동산의료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격리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김혜주 대위는 마스크를 오래 써 헐어버린 코에 두겹의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김혜주 대위의 상처는 뭉클한 감동을 줬다.
코로나19 사태 최일선에서 환자를 위해 오늘도 헐어버린 콧잔등에 밴드를 붙이고 또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신임 간호 장교 75인의 희생과 헌신이 국민에게 감동이 아닌 '불쌍함'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