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톺아보기] 도심 속 힐링타임…북한산 품은 강북구 근현대사 유적지로 GO!

202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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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발자취 되새길 수 있는 강북구 힐링 여행 '너랑나랑우리랑 코스'

봄기운이 물씬한 3월이지만 해외여행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지도 조심스럽기만 한 시기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가까운 서울 도심 속 자연에서 위안을 받고 독립을 염원하는 함성으로 가득 차 있던 1919년 봄을 되새길 수 있는 지역을 소개했다.

3.1만세 운동 발상지인 봉황각과 독립운동가 묘역, 국립4.19민주묘지 등 근현대사 관련 유적지들이 모여 있는 강북구가 그 주인공이다.

강북구에서는 이 명소들을 트레킹 코스로 엮어 '너랑나랑우리랑' 역사 탐방길을 조성했다. 이 길을 걸으며 애국지사들의 항일 투쟁사와 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기며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

가볍게 걷고 난 뒤에는 수유시장에 들러 30년 내공의 맛집에서 든든하게 몸과 마음을 채울 수도 있다.
 

너랑나랑우리랑건강조은센터 전경[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힐링투어

너랑나랑우리랑 트레킹 코스는 우이동 '만남의광장'에서 출발한다. 봉황각을 거쳐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 숲길' 소나무쉼터와 솔밭근린공원, 북한산둘레길 2구간 '순례길' 국립4·19민주묘지 전망대를 지나 근현대사기념관까지 걷는다. 총 거리가 약 4km이며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출발지인 만남의 광장 입구 북한산 전망 포토존에 서면 우뚝 솟은 북한산 세 봉우리가 또렷하게 보인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를 만경대와 인수봉이 좌우에서 호위하는 듯하다.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광장 시계탑 아래에 있는 너랑나랑우리랑건강조은 센터부터 들러보자. 이곳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와 강북구 보건소에서 나온 상담사가 너랑나랑우리랑 코스 정보와 혈압·체성분·혈당 측정, 그리고 건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용지를 받아 날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우이동 만남의광장·소나무쉼터·4.19 전망대·근현대사기념관 등 네 곳에서 스탬프를 다 받으면 코스 주변 음식점에서 10% 할인해준다.
 

봉황각 전경[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강북구의 원픽 '봉황각'

너랑나라우리랑건강조은 센터에서 3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봉황각이 나온다.

봉황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호)은 3·1 만세운동 민족대표 33인 대표인 의암 손병희(1861~1922) 선생이 항일독립운동을 이끌 천도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1912년에 건립한 교육시설이다.

'봉황이 깃들어 사는 집'이라는 뜻으로, 봉황과 같은 큰 인물을 길러내겠다는 손병희 선생 의지가 담겨 있다.

손병희 선생은 잃어버린 나라를 10년 안에 되찾겠다는 신념으로 1912년부터 1914년까지 전국 각지 천도교 수련생 483명을 교육했다. 이들이 훗날 각 지역 지도자로 성장해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것이다.

민족대표 33인 중 15인이 봉황각 수련생이었다. 봉황각을 '3.1정신의 발원지', '3.1만세운동의 발상지'라 부르는 이유다.

손병희 선생의 독립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봉황각 앞에서 3·1 만세운동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자원봉사단체부터 시민단체·학생·강북구 13개 동대표 등 약 2000명이 참석하는 큰 행사다.

봉황각은 역사적 가치 못지않게 풍광도 수려하다.

봉황각 뒤로 백운봉·인수봉·망경봉·노적봉·영봉이 병풍처럼 늘어섰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원더풀(wonderful)'을 연거푸 외칠 정도로 경치가 빼어나다.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방문하면 북한산 능선이 가장 잘 보인다.

봉황각 왼쪽에는 손병희 선생이 7년 동안 살았던 살림집이 있다. 봉황각과 같은 시기에 지은 건물이며, 당시 유물과 손병희 선생 부인 주옥경 여사의 사진이 남아 있다.

주옥경 여사는 손병희 선생인 서대문교도소에 투옥되었을 때 교도소 옆 초가에 살면서 옥바라지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손병희 선생 묘역[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봉황각 맞은편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병희 선생 묘역이 나온다. 뒤로는 북한산이, 앞으로는 도봉산 오봉이 훤히 보이는 명당이다.

묘역 둘레에 소나무들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둘러 섰고, 좌우에는 3·1독립선언서 비석과 노상 이은상 선생이 손병희 선생을 기리며 쓴 시비가 세워져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상해에서 귀국해 손병희 선생 묘역에 가장 먼저 들렀다고 한다.

봉황각 앞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봉황각 별관이다. 원래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지은 천도교 중앙총부 건물이었는데, 1969년 지금 자리로 옮겨와 본 모습대로 다시 지은 것이다.
 

한적한 분위기의 솔밭근린공원[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소나무쉼터&솔밭근린공원

봉황각에서 조금 내려와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너랑나랑우리랑 코스는 북한산둘레길 1·2구간과 대부분 겹친다.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숲길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1구간 중간 지점인 소나무쉼터에 도착하면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야외이므로 겨울철과 우천시에는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운영한다. 다만 동절기에도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마련돼 있어 스탬프 투어를 하는데는 문제없다.

북한산에서 가장 많은 소나무를 볼 수 있는 소나무 숲길 구간은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정점을 찍는다. 도심 공원에 소나무 971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산다는 사실이 놀랍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청량한 향기를 마시며 흙길을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휴식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국립4.19묘지 전망대[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4.19 전망대와 근현대사기념관

솔밭근린공원을 지나면 북한산 둘레길 2구간 '순례길'로 이어진다. 독립유공자 묘역과 광복군 합동 묘소, 국립4·19민주묘지 등을 지나는 구간이다.

국립4·19민주묘역이 훤히 보이는 전망대에서 문화관광해설사에게 4·19혁명의 역사를 듣고, 순국선열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국립4.19민주묘역은 1960년 4·19혁명 때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몸 바친 290명의 영령을 모신 곳이다. 묘역 안에 이들을 기리는 기념탑과 전시 공간인 4·19혁명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 이후로는 독립운동가 강재 신숙(1885~1967) 선생 묘소와 여러 독립운동가를 소개한 안내판을 차례로 만난다. 계곡을 바라보이는 데크 산책로를 지나면 근현대사기념관 뒤쪽 출입구가 보인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교육 현장이며, 순국선열 항일투쟁과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이곳을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1층 상설전시장은 동학농민운동부터 3·1만세운동,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 유적·유물·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3·1독립선언서(1919)와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1946), 해방 이후 출판된 각종 도서 등을 볼 수 있다. 2층 기획실에서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다채로운 기획·특별 전시를 연간 2~3회 정도 개최한다.

근현대사기념관 건물 오른쪽에도 건강조은 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문화관광해설사와 상담사가 주변 명소 소개와 건강 상담을 해준다. 3월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북한산 생태를 직접 체험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너랑나랑우리랑'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수유시장 전거리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고객 취향 맞춤 서비스 제공하는 수유시장

 1966년에 설립된 수유시장도 가보지 않을 수없다. 수유전통시장·수유재래시장·상가형 수유시장 등 3개 시장이 하나로 통합된 강북구 대표 시장이다.

2008년 서울 5대 시장을 뽑는 하이 서울 마켓(Hi Seoul Market)에 선정됐고 2016년에는 '지역선도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골목에 농산물·축산물·수산물·가공식품·가정용품·의류 잡화·음식점 등 약 300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 골목형 시장과 건물형 시장이 연결돼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골목 안에 여러 품목이 섞여 있어도 순대국밥 골목·전집 골목·선술집&의류 골목 등이 형성돼 있다. 시장 구경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 골목 탐방. 시장 역사가 오래된 만큼 손맛 내공이 빛나는 음식점이 많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냉면 전문점 '숙이네'와 쫄깃한 아구와 아삭한 콩나물이 입맛 당기는 아귀찜 식당 '아구랑복어랑', 30년 동안 맛깔난 반찬으로 단골이 많은 백반 식당 '단양집', 모둠전과 홍어회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장터지짐'이 등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수유시장은 전통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 취향과 소비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요리는 물론 떡·반찬·전 등 가공식품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소포장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마켓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 실천으로 3월부터 '놀장(놀아보자 시장)' 앱을 통해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장 동일 가격으로 판매하고 5000명에 한해 무료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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