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바통 이어받은 캐나다··· 기준금리 0.5%P 전격 인하
첫 시작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였다. 연준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0.5% 포인트(P) 인하해 시장을 놀라게했다. 이어 캐나다중앙은행(BOC)도 4일 기준금리 0.5%P 파격 인하에 동참했다. BOC가 기준금리를 내린 건 2015년 7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이다. 특히 한번에 0.5%P를 내린 건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 3월이 마지막이다.
BOC의 이번 결정은 G7 '코로나19 공동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G7 경제·통화정책 수장들은 3일 긴급회동을 갖고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 도구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영란은행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ECB가 당장 오는 12일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1%P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5일 보도했다. 프랜시스 도널드 매뉴라이프 투자관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코로나로 인한 하방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일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유로존 경기둔화에 대응해 지난해 9월 마지막으로 예금금리를 -0.4%에서 -0.5%로 인하한 뒤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다만 ECB의 경우 금리인하 여력이 많지 않아 양적완화를 부양의 수단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200억 유로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채권매입 규모를 추가 확대하거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르그 크래머 독일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 투자노트에서 "ECB가 금리인하에 더해 자산매입 규모를 200억 유로어치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26일 정례회의를 앞둔 영란은행도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영란은행이 현행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P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8~19일 정례회의를 예정하고 있지만 현재 기준금리가 -0.1%로 추가 인하가 쉽지 않다. 때문에 BOJ가 추가 조치를 꺼낼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다이이치연구소는 전망했다.
G7 이외에 호주도 기준금리를 다시 내리고 몇 달 안에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긴급예산 속속 투입··· 일본·이탈리아 "안그래도 빚 많은데···"
미국 하원은 4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83억 달러(약 9조800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의회에 요청한 긴급 예산 25억 달러(약 3조원)의 3배에 달한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도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해 36억 유로(약 4조7642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유럽연합(EU)과 의회의 승인이 빨리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와 공공채무 확대는 EU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필요할 경우 긴급 재정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약 215%로 독보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도 코로나19에 대응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정부의 재정을 크게 악화하지 않으면서도 경제에 매우 큰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5일 "한국은 다른 유사한 신용 등급의 국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 부채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