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19 확산에 안팎으로 고달픈 중소기업 근로자

2020-0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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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도입했다지만…재택근무는 '그림의 떡'

마스크 갖추랴 납기 맞추랴…눈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안팎으로 가중되고 있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종사자는 전체 기업 종사자의 82.9%를 차지한다.
 

25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세 번째 확진자의 회사가 있는 울산시 북구 진장디플렉스에서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이 건물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함에 따라 전체 근로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대다수 대기업은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에서도 마스크 한 장에 의존해 일터를 지켜야 한다. 밖으로는 중국 공장 가동 중지의 후폭풍도 가시지 않았는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며 업무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갑(甲)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 재택근무가 가능한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상사설망(VPN)으로 회사 컴퓨터에 접속하는 시스템을 갖춰두지 않은 등 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사무실로 출근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코로나19가 우려되는 경우 개인 연차를 사용해 출근하지 않도록 한다.

직장인 전모씨(29)는 "회사 권고 사항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는 것"이라며 "필수적으로 격리해야 하는 밀접 접촉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가피하게 해외나 대구를 방문한 사람은 개인 연차를 3일 사용하게 하게 한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도 개인 연차로 3일가량 쉰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3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으나 더 쉬었다가는 한 해 연차 대부분을 소진해야 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내 중소기업 상당수는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나날이 늘어가지만 공장은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

중소기업 부장으로 재직 중인 윤모씨(51)는 "매스컴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대기업의 재택근무 결정 소식이 들려오는데, 다른 나라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며 "제조업 특성상 공장을 놀릴 수가 없어서 여전히 새벽같이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위험 속에서 마음 불편한 근무를 이어나간다면 밖으로는 고객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이미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차례 타격을 받은 터라 국내에서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원청 대기업도 함께 피해를 입기에 손소독제, 마스크 수량 등을 보고하기를 요청하는데 마스크를 사려고 장사진을 이루는 상황에서 지나친 요구"라고 하소연했다.

이모씨(29)는 "중국 공장이 지난주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나 현재 가동률이 100%까지 올라온 상태는 아니"라며 "수출을 보내야 하는데 생산 지연으로 전체적인 일정이 꼬이며 고객사에 납기 연장을 부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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