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1월 말부터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출 부진도 본격화됐다. 화장품은 필수소비재가 아닌 만큼 소비심리 위축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증권업계 리포트는 면세점과 중국법인 영업이익 합산 기준(비중)으로 봤을 때 아모레퍼시픽(86.9%), LG생활건강(57.7%), 신세계인터내셔날(53.9%), 코스맥스(40.8%) 순으로 타격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현지 매장 정상 운영을 아직 100%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마비되면서 풍선효과로 온라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배송과 물량 지연까지 이어지며 이마저도 실적에 보탬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프라인 위축은 곧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져 손익이 더욱 부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LG생활건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에 3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제한적으로 매장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에 있는 매장이 태반인데, 백화점과 쇼핑몰이 문을 닫으면서 입점 매장들도 모두 임시 휴업 상태다. LG생활건강의 전사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다.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가 공개한 수치에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충격을 가늠할 수 있다. 시세이도는 중국 현지에서 1월 마지막 주 매출이 55%나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중국 춘절이 일주일 이상 연장됐으며, 오프라인 점포의 50%가량을 휴업한 만큼 영업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국내 확진자수가 어느덧 900명을 바라보면서 내수도 얼어붙었다. 봄 시즌을 맞아 준비한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도 잠정 중단됐다. 일반적으로 2월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마케팅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다.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로 패션·뷰티 상품 수요가 늘고 야외활동 관련 품목도 판매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면서 "중국 현지 생산 및 소비부진, 한국 내수 생산 및 소비 부진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르스 당시에는 한국 방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과 일부 내수 채널만 영향을 끼쳤지만 코로나19는 중국 현지 법인 공장 가동까지 중단되면서 더욱 타격이 심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어 "중국 추가 확진자 수는 둔화됐으나 한국 외 다른 국가에서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사스와 메르스가 진행된 기간은 약 3개월인데, 그 영향은 최대 6개월까지 지속한 만큼 이번 코로나19도 회복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