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손님 끊긴 외식업계···건기식은 ‘빙긋’

2020-02-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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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보다 심각”···손님 30% 줄었다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우려에 회식 사라져

면역력 강화 제품은 매출 2배로 급증

24일 오전 11시50분, 한창 점심시간에도 서울 교대역 앞 맥도날드 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다. [사진=이서우 기자]



‘코로나19’에 식품과 외식업계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24일 외식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피해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K-firi)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일인 지난 1월 20일 전후 2주간 외식업계 하루 평균 고객 수를 비교했다.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의 85.7%가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 이들 업체의 평균 고객 감소율은 29.1%다.

코로나19 확산 과정인 지난달 말 이미 외식업체 평균 고객이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이다.

외식산업연구원은 농식품부 의뢰로 2015년 메르스 때도 이 같은 조사를 했다. 확산 시점인 5월 30일을 기준으로 전후 5월과 6월 매출을 비교했다. 당시 외식업체의 약 84.3%가 6월 한달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외식업체 매출 감소율은 34.3%로 나타났다.

다만 2015년 6월은 이미 메르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시기였다. 해당 기간 주간 매출 감소율을 보면 6월 1주차 38.5%에서 마지막 5주차에는 24.4%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한 지 겨우 일주일째인 만큼, 외식업계 피해가 점점 더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과 강북의 주요 상권에 위치한 음식점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날 오전 11시50분 주요 입시학원이 몰려있는 서울 교대역 앞 맥도날드도 111석 규모의 2층 매장은 한산했다. 오전 11시~오후 1시 점심시간이면 줄을 설 정도로 손님이 몰렸지만, 매장 취식을 꺼리는 분위기 때문에 1층에도 포장 구매를 하는 대여섯명 정도만 있었다.

서울 시청역 앞 차돌박이 전문점 주인도 “가뜩이나 평일 장사 위주인데, 회식도 없고 관광객도 줄어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면역력 강화 식품은 매출이 늘고 있다.

건강보조제품 온라인 유통기업 아이허브 데이터에 따르면, 올 1월 비타민 C, 프로바이오틱스 등 ‘면역 체계’ 카테고리 제품군에 대한 전 세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6%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동기 대비 올 1월 판매량이 52% 급증했다. 중국과 홍콩에서도 지난해 말 대비 올 1월 판매량이 각각 57%, 94%로 크게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한뿌리 흑삼’의 매출이 지난 1월 28일~2월 21일 최근 4주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건강식품 카테고리는 선물세트 시즌인 명절 직전이 성수기인데, 올해는 설 연휴가 지난 직후에도 흑삼의 판매량이 늘었다.

롯데홈쇼핑에서도 이달 1~17일까지 프로폴리스, 홍삼,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37% 급증했다. 마켓컬리와 G마켓 등 온라인몰도 영양제와 건강식품 판매가 최근 들어 늘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타격을 입었던 축산업계도 매출 회복에 나섰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고기에는 단백질과 아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좋다고 알렸다.

장류 전문기업 신송식품은 즉석 된장국과 찌개 등 자사 제품을 내세워 발효 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는 직장폐쇄 단계까지 이르지 않았다. 현재는 아예 외부 소비 활동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배달도 이 같은 이유로 소비가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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