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NCSI 결산] 코로나 위기에도 NCSI 역대 최고치 77점 기록

NCSI 로고[사진= 한국생산성본부 제공]

코로나19의 경제 위기가 닥친 2020년 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고객만족도는 더 높아졌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고객중심경영이 빛을 발하며 고객만족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75개 업종, 316개 기업(대학)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이하 NCSI)를 조사한 결과 77.0점으로 2019년의 76.7점에 비해 0.3점(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NCSI는 국내 혹은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의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해당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평가한 만족 수준의 정도를 측정·계량화한 지표이다. 또한,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미국 미시간 대학이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해 조사를 진행하고 발표한다.

2020년도 NCSI 조사결과, 전체 316개 조사대상 기업 중 아파트 업종의 삼성물산이 85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객만족도 TOP 9에는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병원 7개, 도시철도의 대구도시철도공사가 포함됐다. 특히 고객만족도 TOP 9에 병원이 7개나 들어있는 것도 눈에 띈다.

경제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14개 경제 부문 중 7개 경제 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년과 비교 가능한 전체 74개의 업종 중 지난해 대비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34개 업종으로 전년도 27개에 비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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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위를 차지했던 기업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3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1개로 나타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선두기업들의 고객 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들 간 고객만족도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NCSI 향상에까지 기여하고 있다.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0점에서 최저 68점의 분포를 보이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는 12점으로 조사됐다. 중·하위권 기업들의 고객 만족 노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상위권과의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하위 기업에는 고객중심 경영전략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강제화·SK브로드밴드·롯데리아·아시아나항공 2020 주목할 브랜드

지난해 NCSI 결산에 따르면 상당수의 기업이 우수 기업에 선정되고 고객만족(CS) 활동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제조·통신업과 서비스업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 4개를 꼽아봤다.

금강제화는 2020년 NCSI 조사에서 남성정장구두 부문 17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 

국내 유일의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금강제화는 부평 생산공장과 천안 물류센터를 세종시로 통합 이전해 효율성을 높였다. 금강제화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타사 제화업체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이탈리아 명품공장의 생산라인, 기계설비 등을 동일하게 국내에 접목해 국내 생산만을 고집하고 있다. 국내공장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건 비용 측면에서 회사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순 없지만, 토종기업의 자부심을 지키며 최고 품질의 구두 생산에 집중한다는 기업 이념을 확인할 수 있다. 금강제화는 국내 유일의 남성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를 앞세워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적하고 있다. 금강제화만의 차별화된 비스포크 서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30년 이상 전통의 헤리티지 장인이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한 맞춤 구두를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NCSI에서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TV(IPTV) 부문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고객 경험 조사를 진행하는 점이 SK브로드밴드의 강점이다. 2014년부터 운영하는 고객자문단은 ‘20대’, ‘학부모’, ‘4050 장년층’, ‘시니어’ 등 다양한 타깃군으로 구성해 신규 서비스 사전 체험, 개선점 발굴, 심층 인터뷰 등에 참여해 고객의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티브로드 합병 후 △24개 채널 HD 고화질 전환 △기존 HD 채널 및 VOD 대상 화질·음질 개선 △UHD 채널 수 확대 등 B tv 케이블 서비스 향상에 힘썼다. 광케이블 기반의 SK브로드밴드 망을 활용해 케이블TV 고객의 기가인터넷 서비스 품질도 업그레이드했다.

롯데리아는 2020년 NCSI에서 10년 연속 패스트푸드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외식 기업 롯데GRS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1979년 1호점 오픈 이후 1992년 업계 최초로 불고기버거를 출시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1350개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버거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했다. 롯데리아는 외식 및 소비 성향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하고,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푸드테크를 활용한 채널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대와 고객 니즈에 맞춰 지속해서 고객 만족도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리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신 IT 기술로 이뤄낸 푸드테크(식품과 기술의 합성어)의 선두 주자로서 새로운 형태의 외식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여객 운항이 90% 이상 감소하는 등 항공업계 전반에 닥친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안전과 고객 만족 경영을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코로나19에 대비한 방역활동을 강화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서비스 과정에서의 전파 차단 △거리두기 시행 △소독조치 강화 △발열체크 △식사 시 안전 확보 등 체계적인 방역 강화 조치로 고객들이 안심하고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여행이 어려워지자 기내식, 프리미엄 좌석, 면세품 이용 등 항공 서비스를 그리워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국내외 항공일주 상품을 기획했다. 이와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운항의 대폭 축소로 마일리지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 올해 소멸하는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년 연장했다. 해당 연장 조치는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에 대한 권리를 보호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 선행지표로서의 NCSI

NCSI는 국가고객만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제품을 직접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평가한 만족수준의 정도를 모델링에 근거해 계량화한 것이다.

NCSI 측정 모델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수준, 인지품질, 인지가치, 종합만족, 고객불평률, 고객충성도, 고객유지율로 구성돼 있다. 모델구성요소 간의 인과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기존에 소개된 고객만족측정모델에 비해 신뢰도와 완성도가 높다. 또한, 품질 개선에 따른 고객만족도의 변화, 고객만족도 향상으로 고객행동 변화에 따른 기업의 재무적 성과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기에 활용가치가 높은 지표다.

그뿐만 아니라 NCSI는 한국의 경제현실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활용된다.

NCSI와 주가지수, NCSI와 실업률 간의 상관분석 결과, NCSI와 주가지수의 상관계수가 0.8811로 매우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NCSI와 실업률에서는 상관계수가 -0.7829로 매우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NCSI가 주가지수 및 실업률 등의 거시경제지표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주가지수 및 실업률 등의 경제적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서 활용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NCSI와 주가지수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은 다음의 2가지 측면에서 풀이된다. 첫째, NCSI는 경기상황을 반영한 결과지표의 의미가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고객의 가격에 대한 부담 증가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NCSI는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호황일 경우, 기업의 고객에 대한 투자와 신제품 출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고객의 제품 및 서비스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NCSI는 상승할 수 있다. 둘째, NCSI가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긍정적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많이 이용하게 되고, 이는 기업의 수익 및 발전으로 이어져 주가지수 역시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편, NCSI와 실업률의 관계를 보면, NCSI가 상승하면 실업률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기업들이 고객 만족 향상 노력을 기울여 고객만족도가 향상되면 고객유지가 가능하고, 그 결과로 재무적 성과가 높아져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등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0년 NCSI 순위 및 점수[사진= 생산성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