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 개별관광' 첫 언급…"미국과 논의할 문제 아냐", 한미워킹그룹 지적

2020-02-1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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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김현종 방미·외교부 한미워킹그룹 지적하며 개별관광 언급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협력 구상 중 하나인 대북 개별관광을 미국과 논의해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개별관광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6일 ‘외세에 구걸하여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라는 글을 통해 우리 정부가 대북 개별관광에 대해 미국과 논의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남측) 당국자들은 미국에 날아가서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한 모의판을 벌려 놓았다”며 “남조선 외교부 당국자는 미 국무성(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한미실무팀’ 회의를 열고 저들의 ‘대북제안’에 대한 상전의 승인을 얻어보려 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미 정부 고위 인사들은 만나 남북협력 사업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보도를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 10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나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하고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활동가들이 지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구름다리를 이용해 외교부 청사로 이동하는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일행을 향해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문은 대북 정책 등 관련 현안들이 “구태여 대양 건너 미국에 간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라고 비판했다.

대북 개별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협력 구상을 미국이 아닌 북한과 논의해야 하고, 협력 결정권 또한 남북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신문은 “민족 내부 문제에 사사건건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미국에 가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외세 의존 정책에서 탈피하라’는 대남 비난 기조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대북 개별관광을 언급했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사와 신년회견을 통해 대북 개별관광 등이 담긴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직접적인 평가 없이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했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미군사연합훈련 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개별관광 제의 호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이날 대북 개별관광을 앞세운 대남·대미 비난 발언을 내놨지만, ‘개별관광’ 자체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는 것이 해당 관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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