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에서 6월 초면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후속대책을 책임진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국내 종식에 대한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 확산이 언제쯤 정점을 찍고 사그라들 수 있느냐를 두고 보건·역학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정 전 본부장은 “독감(인플루엔자) 경보는 11월에 시작해서 5월경에 마친다”며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시즌에 시작했다는 점 등을 볼 때 제2의 독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의 지속 시기를 이번 여름까지로 전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취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또 여름철이 되면 사람의 목구멍도 촉촉해져 바이러스 대응력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하면서, “국민은 마지막 환자 퇴원과 동시에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다. 병원은 마지막 환자가 퇴원한 후 잠복기 14일의 두배인 28일 후부터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본부장은 앞으로도 확진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과 일본의 상황이 아직 꼭지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600명이 넘은 중국과 지역사회 전파가 의심되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특히 중국의 신뢰도 손상으로 경험적, 수학적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큰 변수다”면서 “지금은 양국의 교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안 나오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지금처럼) 확진자가 나오면 바로 격리해 발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등과 비교하면 차분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전 본부장은 “29번 확진자가 방역본부의 관리 라인에 안 들어간다면 그건 지역사회 감염으로 봐야 한다”며 “이럴 경우 앞으로 각 병원에선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병원에서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8가지 검사를 진행하는데 (코로나19를) 9번째로 등재를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