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문 연 중국증시 '블랙 먼데이'... 상하이종합 8.13% 폭락

2020-02-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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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시장 불안감↑

선전성분·창업판 지수도 8.27%, 6.56% ↓ 3000여개 종목 '하한가'

공매도 금지령, 유동성 투입, 역레포 금리 인하 등 시장개입도 '무용지물'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이후 열흘 만인 3일 문을 연 중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쌓였던 악재가 폭발하면서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87포인트(8.13%) 떨어진 2733.66으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8.72% 곤두박질쳤다. 지난 2015년 8월 24일 이후 4년 5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도 각각 8.27%, 6.56% 급락한 9798.10, 1801.28포인트로 오전장을 마쳤다.

당초 시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중국 증시가 폭락할 것임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는 있었지만, 이날 낙폭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라는 평가다. 

원래 지난달 31일 개장 예정이었던 중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연휴를 연장하며 개장일이 늦춰졌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시장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연휴 기간 쌓여있던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게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날 개장하자마자 상하이·선전 증시 3000개가 넘는 종목이 일일 하한가 제한 폭인 10%까지 떨어지며 거래가 중단됐다. 특히 금융주와 항공, 자동차, 철강, 유통주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국제항공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9.94% 하락했으며, 중국 3대 종합전자회사 TCL그룹이 일일 최대 하락폭인 10%대 하락을 기록했다. 춘제 기간의 소비 침체 여파로 대표 소비재주인 구이저우 마오타이와 우량예도 5.27%, 10%씩 폭락했다.

당초 시장의 충격을 예상한 중국 증권·금융 당국은 개장 전부터 다수 조치를 내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 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운영으로 시장에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했다. 역레포 금리도 0.1%(10bp) 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신종코로나 예방 및 통제가 필요한 특수한 시기에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증시에도 개입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도 중신증권과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등 대형 증권사와 투자은행에 이날부터 공매도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팔아놓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되갚는 방식의 투자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신증권은 이날 자사 직원들에게 “공매도 금지 조치는 신종 코로나로 불안에 빠진 춘제 연휴 직후 첫 거래일의 안정을 위한 정치적 차원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으로 대만 가권지수도 1.5% 이상 하락했다. 다만 홍콩 시장은 지난 주 큰폭 하락으로 이날 충격이 덜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현지시간 12시 14분 기준 0.1% 하락한 2만628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글로벌 증시는 이미 신종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30일 약 일주일 만에 개장한 대만 증시는 신종 코로나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루에 5.8% 폭락했다. 앞서 29일 개장한 홍콩 항셍지수도 사흘에 걸쳐 6.7% 하락했으며, 한국의 코스피도 지난주 나흘 새 5.7% 급락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반등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마저 지난달 31일 무너졌다. 다우 지수가 2.1%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86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열흘 사이 2조5510억 달러(약 3026조원) 증발했다.

 

한 남성이 상하이종합지수를 보여주는 일본 도쿄의 한 전광판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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