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전세계 공포 확산에 여행업계 ‘발목’ 잡혔다

2020-01-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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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사, 중국 여행상품 취소수수료 없이 100% 환불

호텔업계, 열감지 카메라·손 독제 비치…수시 소독작업도

2020년 1월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직원과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


일본여행 보이콧‧홍콩 시위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여행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자 중국 여행상품을 100% 환불 취소해주고 있다. 호텔업계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중심지와 제주 지역 호텔도 내국인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 취소율이 크게 늘었다.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격상에 中여행 취소 늘어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틀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중국 모든 지역을 2단계 여행 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 환자가 현재까지 5974명 발생하고, 이중 132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확진자 4명이 나왔다. 인근 국가인 홍콩·태국·일본 등은 물론 독일·미국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 중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첫 발병국인 중국 여행상품 취소율이 껑충 뛰었다.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의 중국 여행상품 예약 취소율은 예년보다 90%나 증가했다. 사업이나 친지방문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일반 여행수요는 거의 취소된 셈이다.

중국뿐 아니라 마카오·대만 등 인접국가 여행 취소도 증가 추세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항과 비행기를 거쳐야 하고, 주요 여행지에 신종 코로나에 노출된 중국인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여행사들은 1~2월 중국 여행상품 예약은 수수료 없이 취소 또는 전액 환불해주기로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고객안전이 직결된 사안인 만큼 환불 조치를 결정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상품 신규 예약율 역시 크게 줄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신규 예약률이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여행사가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제주호텔 예약취소율 증가···위생관리 ‘만전’

호텔업계 상황도 좋지 않다. 내국인은 물론 중국 설인 ‘춘제(春節)’ 연휴를 맞아 예약한 중국인들 취소도 잇따르고 있어서다.

서울 잠실에 있는 A호텔은 춘제 기간 예약됐던 50객실이 취소됐다. 중국인 단체고객이 예약을 취소한 것이다. 제주 시내에 있는 B호텔은 중국인 취소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서울 명동에 있는 C호텔은 최근 내국인 학생단체 예약이 일괄 취소됐다. 평소 취소율이 5% 미만이던 제주 서귀포시 D호텔은 내국인 예약취소율이 15%로 크게 늘었다. C호텔 관계자는 “현재 취소 비중은 1~2%로 미비하지만 중국인은 물론 내국인 예약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호텔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24일부터 국내외 전 호텔에 신종 코로나 대응 수칙을 전달했다. 호텔 안에는 비접촉식 체온계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설치해 방문자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손세정제를 곳곳에 뒀다. 소독작업도 수시로 진행 중이다.

신라호텔은 열 감지 카메라를 프런트데스크에 설치하고, 화장실 등엔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고객이 요청하면 마스크도 제공한다. 더플라자호텔은 모든 투숙객과 투숙 예정 중국인을 대상으로 체온 점검 등을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개인위생을 잘 지킬 것을 당부하는 한편 객실에서 쓰이는 모든 물품에 대한 소독을 한층 강화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오는 중국인을 막을 수도, 안전을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는 내국인을 만류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급감했던 중국인 여행객이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를 만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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