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상가에 자리잡은 '567식당'은 올해 설 연휴에도 식당 상호에 걸맞게 50~70대 손님에게 떡국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26일 낮 식당 5개의 식탁에는 혼밥 또는 짝을 지은 손님들이 한 자리씩 차지, 황태와 멸치를 고아 우려낸 진한 육수 국물에다 고명이 잔뜩 얹힌 떡국으로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다.
이 가게를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육한순(62)씨는 개업 이후 줄곧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연휴 내내 제철에 맞는 전통음식을 정성스레 마련, 무료로 고객들에게 베풀고 있다.
한때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는 그녀가 식당업을 시작한 것은 아들이 유학을 선택한 10여년 전부터. 어머니로부터 요리 손맛을 이어받았다는 육씨의 가게는 시장통 요리집으로 입소문나면서, 어느 듯 낮에는 맛집으로 저녁에는 술꾼들의 대포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4년여 동안 하루도 가게 문을 닫은 날이 없는 육씨는 올해에는 없던 걱정거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 국내산 고급 쌀로 정미소에서 빼낸 떡국 가래를 가게 대형 냉장고에 가득 마련했지만, 찾아오는 나그네 손님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육씨는 "2년 전만해도 설 연휴에 떡국을 드시려 오시는 분들이 하루에 80~100명 가량이었는데, 올해는 절반도 안되는 것 같다"며 "경기가 좋지 않으니, 외국인들이 모두 떠나고 어렵게 생활하시는 노인들도 아예 집 밖을 나오지 않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