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동결시대]①평가 불이익 우려에 정부 방침에 동참하는 대학들

2020-01-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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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총장들 등록금 인상 요청했으나 교육부 거부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 전국 대학가로 퍼져

10년 넘게 이어지는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에 사립대들은 반발한다. 하지만 새 학기를 앞둔 대학생들은 대학 측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에 더 강한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의 강한 의지가 표명되면서 대학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등록금 동결·인하에 나섰다.

고려대는 최근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에서 입학금 16% 인하, 내국인 재학생 등록금 동결, 외국인 등록금 5% 인상안을 제시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내국인 등록금 7% 인하와 장학금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서울, 세종 캠퍼스 총학생회 공동으로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해 등록금 인상 투쟁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각 대학으로 확산돼, 전국 33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학생회 네트워크’가 지난 10일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 부담 완화와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요구하는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4년제 153개 사립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난해 11월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 10여년 등록금 동결정책으로 인해 대학재정은 황폐화됐고, 교육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학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2020학년도부터 법정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 책정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총협은 지난 7일 열린 신년하례식에서는 교육부에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아직은 등록금을 올릴 때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3월 개강을 앞두고 대학들은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불익을 우려해 등록금 동결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서울대는 이달 초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동결을 결정했고 전북대, 전남대, 조선대, 경북대, 안동대 등도 2009년 이후 12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원광대, 전주대, 우석대, 호남대, 동신대 등도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고자 등록금 동결, 입학금 인하를 결정했다.

충북대, 배재대, 한남대는 9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인하했다. 한밭대 측은 “올해 등록금을 0.45% 내려 2008년부터 13년 연속 학부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부산대도 2020학년 등록금을 동결했다. 부산대는 2012년 5% 인하, 2013년 0.3% 인하, 2018년 입학금 폐지 등 2009년 이후 등록금을 동결·인하 해왔다.

동의대는 지난 21일 학생대표, 교직원, 외부 회계전문가, 학부모 대표 등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2020학년 등록금을 지난해 대비 1인당 연간 1만1000원 인하(계열별 0.13~0.2% 인하)를 의결했다.

부경대, 동아대, 동명대, 동서대, 경성대, 신라대, 부산외대, 영산대 등 부산지역 대학도 등록금을 동결했다. 전문대인 부산과학기술대도 올해 등록금을 소폭 인하하기로 했고 동의과학대는 12년 연속 등록금 동결·인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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