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51조71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1% 증가했다. 종목 수도 48개 종목이 신규 상장하고 11개 종목이 상장 폐지돼 37개가 늘어난 총 450개 종목이 됐다. 이중 335개는 국내형, 115개는 해외형이다.
그만큼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이 구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특별한 대내외 이슈에 맞춰 ETF에 투자할 수도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이슈와 이에 맞는 ETF는 무엇일지 살펴본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아일랜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과 국경을 맞닿고 있는 아일랜드는 브렉시트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아일랜드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룩셈부르크의 26개 기업을 담고 있지만 아일랜드 기업 비중이 89.5%에 달한다. 아일랜드 건설자재 기업인 CRH PLC를 22.19% 비중으로 가장 많이 가고 있다.
또 케리 그룹 PLC(16.19%), 플러터 엔터테인먼트 PLC(6.25%), 라이언에어 홀딩스 ADR 레프레젠팅(4.82%), 킹스팬 그룹 PLC(4.80%) 등도 많이 들고 있다. 최근 영국 하원은 이달 9일(현지시간) 제3독회표결에서 EU 탈퇴협정법안(WAB)을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가결했다.
지난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만에 EU 탈퇴 조건을 영국 하원이 승인한 거다. 원래 작년 3월 29일을 기해 EU에서 탈퇴할 예정이었지만 하원이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3차례 연기된 뒤 나온 결과다.
아직 상원 회의 통과와 여왕 재가 등 몇 가지 절차가 더 남아있으나 최대 관건이었던 하원을 통과하면서 영국 내부 절차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회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유럽의회는 이달 29일 표결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예정이다.
31일을 기점으로 브렉시트 현실화와 전환기간(2020년 12월 31일)이 시작된다. 아일랜드는 브렉시트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힌다.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영국에 있는 세계 금융기업들이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금융 기업들이 유럽 자사 이전을 선언하는 이유는 금융 패스포트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 금융기업들은 금융 규제가 다른 국가보다 약한 영국 런던에 유럽 지사를 설립했었다.
현재 330여개 금융기업이 영국에서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중 115개 기업이 아일랜드 더블리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영국의 바클레이즈 또한 런던 본사를 옮겼다.
런던시 자체 통계에 따르면 약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아일랜드로 옮겨가고 있다. 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에 따르면 4500개 이상의 일자리가 런던에서 더블린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이랜드는 12.5%의 낮은 법인율로 브렉시트 가운데 매력적인 조세 회피지로 각광 받았다"며 "지적 재산권 관련 세율도 6.25%로 유럽연합 국가 안에서 가장 낮은편"이라고 말했다.
또 파리,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등 주요 경쟁 도시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낮고 영국과 동일한 시간대를 사용한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점, 영국과 달리 취업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고, 영국과 협정으로 영국과 아일랜드간 여권 없이 이동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연구원은 "12월 이후 아일랜드 증시가 소폭을 보였음에도 지난해에 이어 2020년에도 유럽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의 경제 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기업 이익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아일랜드의 경제 규모, ETF의 규모나 거래량이 크지는 않은 편"이라며 "하지만 미국에 상장돼 있는 아일랜드 ETF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