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UP] '운동 덕후' 이수연·신애련, 요가복업계 큰손 되다

2020-01-1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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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좋아하는 디자이너 이수연, 직접 요가복 만들자 ‘대박’

‘요가강사 출신’ 신애련, 4000만원 자본금→800억원대 매출

자신의 관심사를 업으로 삼아 소위 ‘덕업일치’의 삶을 살다보니, 어느새 국내 레깅스 시장을 평정한 두 여자가 있다. 이수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 대표(37)와 신애련 안다르 대표(27)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을 하면서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파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국내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 시장을 이끌고 있다. <관련기사 6면/ 레깅스 열풍 타고…쭉쭉 늘어나는 애슬레저 패션 시장>

이수연 대표는 국내 1위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를 보유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다. 15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이 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해 웹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요가, 필라테스, 수영 등 운동을 그저 취미생활로 즐겼다. 2016년 젝시믹스 디자인팀 입사 후에는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녹인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입사 당시 젝시믹스는 직원이 3명뿐인 신생 회사였다. 제품 디자인은 물론, 원단 개발부터 촬영, 웹디자인, 고객 응대까지 모든 것은 이 대표의 손을 거쳐야 했다. 이 대표는 직접 베트남 하노이 등 현지 출장을 다니며 매일 원단 업체와 끊임없는 피드백을 주고받고, 실제 착용한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발로 뛰는 경영을 실천했다. 자체적으로 회사 내 R&D센터(연구개발부서)를 구축, 샘플을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신제품 출시 직전에는 직접 레깅스를 착용하고 잠자리에 들거나,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100번 이상의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정을 거듭하는 등 집착에 가까운 열정을 보였다. 그 결과, 이 대표는 야심작 ‘셀라 라인’을 내놓을 수 있었다. 셀라 라인은 ‘가성비 요가복’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불티나게 팔렸고, 재구매율 90%까지 이어졌다.

셀라 라인은 젝시믹스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젝시믹스는 온라인몰 중심으로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해 해마다 최고 매출을 경신했고, 지난해에는 오프라인에도 진출했다. 가로수길점, 홍대점 핏스토어를 포함한 총 13개의 단독 매장과 팝업스토어 6개점, 5300여개의 가맹점을 꾸렸다. 올해부터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전체 3~5%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는 두 자릿수까지 확대한다. 지난달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일본에 첫 해외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연다.

이 대표의 올해 매출 목표는 1500억원이다. 젝시믹스를 발판삼아 모회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미디어커머스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린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4월 기업가치 100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한국투자파트너스, KTB네트워크, IMM인베스트먼트, 로그인베스트먼트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관사 선정 당시 증권사가 평가한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8000억원 이상이다.
 

이수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 대표.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제공]

신애련 대표는 요가 강사 출신이다. 그는 20대 초반 매일 10시간 이상 요가복을 입고 수강생을 가르치면서, 직접 만든 옷을 입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요가복 색상이 매우 제한적인 데다가 운동에 맞지 않은 소재와 디자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장시간 운동하면 몸에 자국이 남고, 통기성이 좋지 않아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운동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때로 마음에 드는 운동복을 발견한 적도 있었지만, 모두 룰루레몬·리퀴도 등 십만원대가 훌쩍 넘는 해외 고가 브랜드였다.

패션 전공자가 아니었던 신 대표는 2015년 자본금 4000만원으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했다. 원단부터 봉제, 판매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봉제공장이 있는 면목동에서 기능성 원단 작업이 가능한 공장을 찾기 일쑤였다. ‘오드람프’(요가복에 사용하는 무시접 봉제법)라고 쓰여있는 공장이 보이면 무작정 들어가 요가복을 만들 수 있는지 물었고, 패턴 제작을 위해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초기에는 우선 판매 대상은 요가 강사로 정했다. 전국의 요가·필라테스 학원 연락처를 수집해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요가 강사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 사업 시작 4개월 만에 약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신감이 붙자 온라인 진출을 가속화했고, 덕분에 2018년 400억원, 지난해는 전년 대비 100% 성장한 800억원까지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슬레저 본고장인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2020 봄·여름 밴쿠버 패션위크’에 참석해 글로벌 진출 의지도 내비쳤다. 

안다르는 벤처캐피탈 네오플럭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NHN인베스트먼트 등 모두 5곳에서 17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초 220억원 유치 예정이었지만, 자금 조달이 충분해 검토 과정에서 50억원은 집행하지 않았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올해는 매출 16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안다르는 현재 전국 백화점, 면세점, 프리미엄 아울렛 등 총 33개의 매장, 홈쇼핑에 진출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물론 B2B, B2C 요가클래스 등 다양한 소비자 접점형 문화 콘텐츠를 기획해 안다르를 알릴 예정이다.
 

신애련 안다르 대표. [사진=안다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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