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 포스코건설, 창사 이래 최대 정비사업 수주고…"비결은 리모델링 선점"

2020-01-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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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8000억원 규모 11개 현장 일감 확보…1.3만가구 공급

지난 2012년부터 리모델링 전문 인력·기술확보 노력 결실

발주물량 감소 등 경기악화로 올해 수주목표는 1.5조원

포스코건설이 창사 이래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기록하며 2019년을 마무리했다. 공사비 2조7400억원 규모의 11개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향후 약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게 된다.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려 시장을 선점하는 등 발빠른 대처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울의 대형 사업장에 경쟁입찰로 뛰어들기보다 타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상대적 우위에 있는 지방 시장을 다수 공략한 전략도 적중했다.

올해 목표 수주액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잡았다.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면서 정비사업 발주물량이 줄고 포스코건설 강점인 지방 사업지와 리모델링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에 따른 계획이다.
 

[그래픽 = 임이슬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수주고…전년보다 2배 성장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총 2조7413억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조33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다.

유형별로 재건축이 6건(98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리모델링 3건(7714억원)과 재개발 2건(9882억원)까지 총 11건의 사업으로 구성됐다.

이 중 6건의 시공권을 단독 입찰(컨소시엄 포함) 또는 수의계약으로 얻었고, 5건은 타사와의 경쟁 끝에 수주한 사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6곳으로 같다. 서울은 4곳이다.

상반기 수주 실적은 △1월 대구 중리지구 아파트 재건축(3168억원) △4월 강원 소양촉진2구역 재건축(2000억원)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1405억원) △제주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2300억원) △서울 잠원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111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는 △10월 서울 성수 장미아파트 재건축(840억원) △10월 인천 용연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578억원) △11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8477억원) △11월 서울 문정시영아파트 리모델링(2600억원) △11월 서울 신반포 18차 재건축(530억원) △12월 경기 용인 초입마을 리모델링(4000억원) △12월 대구 대명44구역(1000억원)이다.

이 같은 도시정비사업 실적은 지난 2018년과 2017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체 사업부서 신규 수주액이 각각 6조7000억원과 8조7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타사와 비교하면 1위인 현대건설(2조8300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2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3위 GS건설(1조6900억원)과 4위 롯데건설(1조2000억원) 등을 크게 따돌렸다.

전년도 기준으로는 1위인 대림산업(2조2000억원)과 2위 HDC현대산업개발(2조311억원), 3위 GS건설(1조5742억원), 4위 롯데건설(1조5262억원)을 웃도는 정도다.

◆7년 전부터 준비한 리모델링 시장 '열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호실적의 원인으로 리모델링 시장을 선점한 결과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2년부터 전문 인력과 기술 확보 등으로 노력했던 결실을 본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리모델링 사업 26건 중 절반 이상인 15건을 수주했다. 2위인 쌍용건설(6곳)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12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고, 리모델링 설계 시공기술력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수주에 앞서 사전 준비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4년 4월에 이르러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기술이 담긴 설계와 구조 안정성 확보, 사업기획 및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전담인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나섰다"며 "현재까지 15개 단지를 수주해 리모델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건설사 도시정비사업팀 일각에서는 리모델링 시장에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A 대형건설사 도시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에 매몰돼 있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온다"며 "사업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이제 1군 건설사들도 준비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서울 서초구 '잠원롯데캐슬 갤럭시 1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현장설명회에는 대림산업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6개사가 참여했고, 이 중 롯데건설이 12월 24일 시공사로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4월 수주한 '잠원훼미리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위권 건설사 3곳(HDC현대산업개발·포스코건설·롯데건설)이 수주전에 참여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추세다.

 

지난 2019년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정비사업 현황.[자료 = 포스코건설]


◆발주물량 감소·경쟁 심화 예상…"올해 녹록지 않다"

포스코건설도 발주물량이 줄어들고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전년의 54%에 불과한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내년 4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13개구(강남·서초·송파 등)와 경기도 3개시(과천·하남·광명)에 적용되는 데다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가 겹쳐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경우 일반분양가격이 20~30%가량 낮아지므로 다수 정비사업 조합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해 주요 사업지로는 서울과 대전, 부산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정부 규제로 인해 정비사업 발주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동안 서울에서 진행한 정비사업 경험이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지방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점은 특히 걱정"이라며 "포스코건설이 강세인 대전과 부산 등지 물량이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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