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3사 오너들, 신년사로 예고한 ‘2020 혁신’ 로드맵은?

2020-01-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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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온·오프라인 통합 본궤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체질개선, 리모델링”

정지선 현대百 회장 “아울렛 및 면세점 확대”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사진=각사 제공]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 오너들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임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9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무려 22개 계열사를 물갈이하면서도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려면 남들을 따라가기보다 직접 판을 바꿔야 함을 2연타로 강조한 것이다.

특히 신 회장은 “기존의 사업구조는 디지털 관점에서 재검토해 혁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디지털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은 반드시 이뤄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롯데그룹 각 계열사는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롯데쇼핑은 강희태 유통BU장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통합을 실현한다.

당장 상반기에 e커머스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쇼핑 앱 ‘롯데ON’을 신규 출시, 롯데백화점·마트·하이마트 등 각 부문별 판매 상품을 롯데ON에 한데 모아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롯데 e커머스 부문 매출을 20조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지주사 작업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 1위’란 자아도취에서 벗어나 관습 타파에 나선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쓴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 세상은 고추냉이가 전부’라는 표현을 빌려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구체적인 해법으로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 △신규 사업 발굴 등을 꼽았다.

이미 이마트는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연간 적자 규모가 900억 원에 달하는 전문점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 ‘삐에로쑈핑’은 아예 영업 종료하고,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매장 수도 절반으로 줄인다. 일렉트로마트도 중복상권 위주로 통합하며 저실적 점포는 폐업한다. 대신 노브랜드는 해외 진출을 가속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원은 이마트 리모델링에 쓰인다. 기존 점포 30% 이상에 그로서리(식료품) 강화, 맛집 거리, 패션 매장, 카페, 서점 등을 갖추게 된다. 장만 보는 대형마트에서 사실상 ‘소형 복합쇼핑몰’ 수준으로 탈바꿈시키는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온 ‘상시 초저가’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SSG닷컴을 중심으로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도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정지선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면서 ‘혁신적 사고’를 주문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 위기에도 불구, 아울렛 점포 확대라는 ‘의외의 행보’를 하고 있다. 현재 현대아울렛은 수도권 5개, 대구 1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동대문점과 가든점 등이 흑자를 내면서 외연 확대에 나선 것. 당장 내년에만 대전점과 경기 남양주점을 열고, 21년에는 동탄점을 추가로 오픈해 중장기적으로 아울렛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면세점 사업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외연 확장’에 힘쓴다. 현재 무역센터점 1곳만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사업 철수를 선언한 두산의 배턴을 받아 두타면세점 자리에 올 1분기 내 현대면세점 2호점을 연다.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공항 1터미널 입찰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면세 사업에 당분간 과감한 배팅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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