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리스크... 내년 아시아 디폴트 폭풍 몰고 오나

2019-12-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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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 디폴트 규모 사상 최대... "내년엔 더 커진다"

인도·말레이시아 디폴트 상승도 만만치 않아

내년 아시아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커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과 인도의 그림자 금융 위기가 아시아 디폴트 리스크 확대의 뇌관이 될 것 이라는 분석이다.

◆中, 내년에는 더 큰 디폴트 위기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내년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올해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데 이어 내년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매체 제몐(界面)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중국 국영·민영 기업의 디폴트 누적 규모는 1485억 위안(약 24조6600억원)으로, 지난해 쓴 사상 최대치인 1219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약 30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는 등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많은 기업들의 디폴트를 용인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 최근 중국 최대 원자재 업체인 톈진물산은 1998년 이후 중국 국영기업 최초로 달러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했다. 자산규모가 78조원에 달하는 거대 종합상사인 텐진물산에 구제금융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중국 정부 능력이 한계에 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피치 레이팅스의 왕잉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은 모든 기업을 다 구제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톈진물산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단 점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피치는 내년 중국 내 디폴트 발생 기업 수를 60로 전망했다. 올 들어 1~11월까지 디폴트 발생 기업 수는 51곳이다. 이외에 무디스도 최근 내년 중국 디폴트 기업 수가 역대 최대치를 쓸 것이라 전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내년 중국 기업 디폴트 리스크를 경고했다.

헤지펀드 업체 트리아다 캐피탈의 모니카 샤오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내년 중국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역내는 물론이고 역외 회사채 시장의 디폴트가 크게 치솟을 전망"이라며 “부동산 업계도 디폴트 위기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도 그림자 금융 위기로 디폴트 불안 커져... 아시아 디폴트 '도미노' 되나 

인도의 디폴트 불안도 만만찮다. 그림자 금융 위기로 신용 압박 상태가 초래되면서 이미 기업 디폴트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 금융은 당국의 규제가 엄격한 제도권 은행을 우회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거래를 통칭한다.

인도 루피화 및 달러화를 포함한 외화 표시 회사채의 디폴트 규모는 올해 11월까지 약 11억 달러에 달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인도 철강업체 에사르스틸은 아르셀로미탈의 인수로 채무불이행 문제가 해결됐지만, 다른 인도 기업들의 경우 자산 매각 절차가 지연되면서 높은 디폴트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계 로펌인 링클레이터스는 "인도가 눈덩이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지탱하는 '빅2'인 중국과 인도의 위기로 아시아의 디폴트 ‘도미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인도 이외에 말레이시아와 그 밖에 아시아 신흥국 역시 디폴트 상승이 채권시장의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유가 하락 여파로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석유 및 가스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관련 업체의 디폴트 사례가 늘었다.

링클레이터스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디폴트 가능성은 아시아 국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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