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文, 홍콩·위구르는 中 내정 문제 동의"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언급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중국의 홍콩·위구르 인권 탄압 논란은 미·중 간의 핵심적인 갈등 요인이다.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이 관련 사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맞장구를 쳐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관영 CCTV 인터넷판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국 측은 홍콩 관련 업무나 위구르 관련 문제가 중국의 내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중국 수립 70주년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넨 뒤 "올해는 한·중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해이며 양국 관계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무역·문화·스포츠·환경보호 등 영역의 교류 확대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및 신남방·신북방 정책의 연계 추진을 강조했다.

또 한국에 있는 중국군 유해를 송환하는 작업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홍콩과 위구르 관련 발언은 한·중 간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던 도중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막고 비핵화 협상을 제 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중국의 중재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어렵게 찾아온 만큼 중국과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한·중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이익이 일치한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견지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것은 안정 유지화 협상 촉진의 확고부동한 힘"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중국은 남북 관계가 개선돼 한반도 평화 회담 추진에 동력이 주입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는 예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잘 고려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중대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중국 언론들은 '중대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명시적인 해석은 없었지만 그간의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감안하면 사드 문제와 관련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