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한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한·미 동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전했다.
CCGA는 '한국인은 한·미 동맹에 대해 긍정적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는 반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11일 유무선 전화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응답자의 63%는 한·미 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답변했다. 26%는 주로 미국의 이익에, 8%는 주로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94%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미국 요구에 지급을 거부해야 한다는 응답이 26%, 미국이 제시한 비용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이 68%였다.
CCGA는 미국 요구액을 47억 달러로 제시했다. 더 낮은 비용을 원한 답변자 중 60%는 2조원(17억 달러) 밑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30%는 2조∼3조원(25억 달러) 사이가 돼야 한다고 각각 답했다.
한국 밖의 태평양 주둔 미군 비용에 대해선 74%가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한 합의에 실패할 경우 한·미 동맹은 유지하되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는 의견은 54%로 나타나 동맹 지속과 함께 미군도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33%)보다 많았다.
합의 실패가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70%는 부정적이라고 했으며 22%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주한미군 장기 주둔에 대해 응답자의 74%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87%는 미군이 한국의 안보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확장 억지(extended deterrence)가 한국 안보에 기여하는 정도에 대해 답변자의 71%(매우 27%, 상당 부분 44%)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확장 억지는 미국이 동맹국에 자국 본토 수준의 핵우산,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체계 등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데 대해 78%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56%는 북한과 무력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 혼자 격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한국 안보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94%(매우 66%, 어느 정도 29%)에 달했다. 중국과 관계가 약화하더라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은 62%, 미국과 관계가 약해지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