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센터장 교체 '싸늘'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의 리서치 인력 감축설이 여의도 증권가에 돌고 있다. 리서치센터 유지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감원을 준비 중이란 얘기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연말 인사에 리서치 인력 20여명을 감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리서치 인력 감축설이 현실화 되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금융 투자분석사는 1083명(47개 증권사)에 불과하다.
인력 감축 외에 일부 대형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크다. 이미 세대교체를 단행한 곳도 있다. 얼마 전 키움증권은 김지산 기업분석팀장을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했다.
김 센터장은 1975년생으로 한화투자증권을 거쳐 키움증권에 10년 넘게 몸담았다. 박희정 전 센터장(1967년생)보다 8살 어리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 1972년생인 서철수 고객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전임인 구용욱 본부장은 1967년생이다.
중소형 증권사도 리센치센터 몸집을 줄이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사실상 리서치센터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퇴사해 지난해 말 14명이었던 인력은 현재 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 역시 리서치센터 인력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비수익 부서 인식 확산 '설움'
애널리스트는 대표적인 증권업계 고액 연봉자였다. 그러나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리서치 하우스를 운영·유지하는 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는 직접적으로 영업을 하는 부서가 아닌데다 종종 기관을 대상으로 세미나 등을 열지만 손익분기점(BEP)을 채우는데 한계가 있다”며 "결국 BEP를 맞추는 일을 다른 부서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리서치센터는 수익 확보 차원에서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그렇지만 애널리스트가 제공하는 주식정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도 큰 편이어서, 유료화가 실현되긴 쉽지 않다.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와 얽힐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 주식투자 정보를 과거보다 쉽게 얻을 수 있게 돼 실질적인 유료 이용자가 적을 수도 있다. 이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결국 수익 부서가 아닌 비용 부서란 인식이 커지면서 리서치센터의 입지가 좁아졌다.
물론 일부 증권사는 리서치 인력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리서치 인력 12명을 추가로 늘려 가장 많은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 지원 여력이 있는 곳은 기관 영업과 연계해 공격적으로 리서치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