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아우르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사회 주류다. 이들은 삼촌과 아버지 세대처럼 '내 집 마련'이 평생의 꿈이 아니다. 오늘 하루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고민하는 '욜로(YOLO)'를 추구한다.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사는(BUY) 대신에 사는 걸(LIVE) 즐긴다. 살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세대니깐. 자연스럽게 소비방식은 소유와 공유를 넘어 구독으로 향하는 중이다. 구독경제는 회원가입을 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2020년 구독경제 규모를 5300억 달러(약 600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아주경제는 2020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든 구독경제 업체를 만나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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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구독이코노미] ①퍼플독, 매달 받아보는 와인 1병의 행복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사는(BUY) 대신에 사는 걸(LIVE) 즐긴다. 살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세대니깐. 자연스럽게 소비방식은 소유와 공유를 넘어 구독으로 향하는 중이다. 구독경제는 회원가입을 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2020년 구독경제 규모를 5300억 달러(약 600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아주경제는 2020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든 구독경제 업체를 만나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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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많은 사람이 노트에 새해 목표를 쓴다. 독서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이다. 누구나 독서가 좋은 건 알지만, 누구도 쉽게 달성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올해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건 어떨까. 한 달에 1권도 읽지 못한다면, 1권을 듣기라도 도전 하는 거다.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다는 핑계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런 새해 독서 목표를 지원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월정액 독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다. 꿀 밀(蜜), 마을 리(里). 꿀이 흐르는 독서 마을이라는 뜻이다.
밀리는 전국민이 독서와 무제한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독서를 제공한다. 월 정액제로 1만원 남짓한 금액을 투자하면 독서와 친해질 수 있다. 기껏해야 커피 2잔만 안마시면 되는 돈이다.
◆책도 '힙'해야 읽는다면서요?
지금은 독서도 '힙'(hip)해야 되는 시대다. 말 그대로 새롭고, 트렌디하지 않으면 책을 읽지 않는다. 내용이 신선하던지, 표지라도 예쁘던지. 그렇지 않으면 이 책은 SNS에 올릴 수가 없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가 쓰고, 재밌다고 홍보를 해도 안 읽는 사람은 읽지 않는다. 이에 밀리는 리딩북, 챗북 등을 통해서 독서의 문턱을 낮추는 데 노력하고 있다.
리딩북은 30분간 책 한 권을 요약해준다. 마치 책 속에 빠졌다가 나온것처럼 귀에 쏙쏙 들어가게 설명한다.
챗북은 말그대로 카카오톡 채팅하듯이 설명해주는 방식의 비주얼 북이다. 뭔가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때 비주얼북을 보면 왠지 아이디어가 샘솟을거 같은 기분이 든다.
밀리가 이렇게 독서의 장벽을 허무는 이유는 책을 읽고 싶은 니즈는 있지만, 시간이나 여건상 읽지 못하는 사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100명 중 5명만 책에 돈을 많이 쓰고, 읽는다고 한다. 하위 30명은 무슨일이 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밀리는 이 중간에 머물고 있는 65명을 공략하기 위해 '독서와 무제한 친해질 수 있도록' 힙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창훈 밀리의서재 마케팅 팀장은 "저희 서비스는 주 타깃층은 2030세대로, 이들이 유료 고객의 70%를 차지한다"며 "트렌드에 맞춰서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만명이 거쳐 간 '독서 맛집'..비결은?
밀리의 서재를 한 번이라도 가입해서 사용해본 누적 사용자수는 100만명을 넘는다. 다른 서비스도 아니고, 독서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100만명이라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런 성장의 티핑포인트는 바로 TV 광고다. 이병헌과 변요한 두 배우가 나와서 책 이름을 말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뇌리에 밀리를 새기는 계기가 됐다.
광고를 보고 유입된 회원들은 이병헌 목소리로 읽어주는 리딩북에 뜨겁게 반응했다.
이병헌이 읽어주는 '사피엔스(유발하라리 저)'는 '독서=공부'라는 공식을 깼다. 사피엔스라는 책이 쉽지 않음에도 2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이 책을 읽었다. 이병헌이 읽어주는데, 뭔들 중요하겠는가. 지금은 이병헌 대신 장기하가 사피엔스를 읽어준다.
밀리의 서재는 한 번 경험한 고객을 계속해서 붙들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가령 독서 유튜버인 '겨울서점'이 나와서 책을 읽으면서 소통한다. 유튜브를 자주 사용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밀리의 전략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다양하게 큐레이션된 책 정보를 제공한다. 먹기 좋게 나오는 밀리의 큐레이션을 보면 책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가도 생긴다. 한글날에는 아름다운 글이 가득한 책을 추천하고, 핼로윈데이에는 뱀파이어 관련된 소설을 알려주는 식이다.
◆밀리, 오프라인 서점·출판계와 '상생'
"밀리는 오프라인 서점과 경쟁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이 팀장은 밀리가 출판사나 오프라인 서점의 파이를 뺏어가려는 의도가 없다고 했다.
그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사람들이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독서와 친해져야 상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출판업계는 독서 시장의 스타트업 출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이 팀장은 "아직 출범 2년밖에 안된 신생서비스라서, 출판이나 서점계가 낯설게 본다"며 "밀리만의 디지털 감성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했다.
밀리는 오프라인 감성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결국은 이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출시한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도 그 일환이다.
월 1만5900원을 내면 전자책은 기존처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종이책은 두 달마다 한 권씩 배송된다. 종이책 한 권 값에 전자책을 덤으로 볼 수 있는 가성비 상품이다.
첫 번째로 선뵌 종이책은 국내 작가 7명의 테마 소설집 시티픽션이다. 작가들이 바라보는 도시 속 랜드마크와 현대인의 일상에 대해서 쓴 책이다.
◆밀리의 경쟁자는 누구?
밀리의 경쟁자는 오프라인 서점이 아니다. 사람들이 종이책만 안읽는 게 아니라, 전자책도 안읽기 때문이다.
때문에 크게 보면 유튜브, 넷플릭스, 멜론 등 사람이 시간을 쓰는 모든 콘텐츠와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팀장은 "사람들은 시간을 가치있게 쓰는데 관심이 많다. 디지털 디톡스라고 해서 SNS나 유튜브 등도 멀리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거다"라며 "단 몇 분이라도 책을 읽고, 듣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밀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리의 장점은 24시간, 365일 사람의 패턴에 녹아들 수 있는 것"이라며 "리딩북을 들으면서 잠을 잘 자는 사람에게는 밀리가 수면제 역할을 한다.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
밀리는 TV광고와 작가와 콜라보 등을 통해서 브랜드를 많이 알리는데는 성공했다. 내년에는 많은 사람이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즉 유료회원을 늘려야 한다.
독서를 유료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낮추고, 다양한 시도로 대중에게 다가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오프라인 체험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 팀장은 "밀리만의 감성으로 새로운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실험을 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접하고, 독서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