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미중 무역전쟁속 2020년 중국경제 대전망

2019-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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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교수]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고용지표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2019년 3분기 GDP(국내총생산)가 6%로 나왔다. 중국이 분기GDP를 집계한 1992년 이래 27년 만에 최저 성장률이 나와 중국경제가 위기라는 얘기가 서방 언론에 넘쳐난다. 그러나 중국의 지난 27년간 경제규모는 34배가 커진 가운데, 중국의 6% 성장률은 세계평균성장률 3%의 2배, 한국경제성장률의 3배 수준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20년에는 이런 추세면 5%대로 추락해 중국이 그간 유지했던 “바오6(保6)”,6%성장률을 깨는 불상사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서방 세계에는 많다. 그런데 정작 중국은 27년 만의 최저성장률에도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없이 조용하다.

이유는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고용지표이기 때문이다. 연간 740만명의 대학생이 졸업하는 중국은 먹물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래서 GDP 1%당 고용자수가 중요한데 중국은 3차산업의 기여도가 60%를 넘어가면서 GDP 1%당 고용자수가 150~200만에 달하고 있어 6%성장해도 900~1200만명의 고용을 달성할 수 있어 조용한 것이다

2020년은 “중국 100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해

2020년은 중국에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다. 사회주의 중국은 두 가지의 국가백년대계가 있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에 소강사회(小康社会)를 건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 신중국 건설 100주년인 2050년에 세계 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계획에 강한 사회주의 중국은 소강사회 건설의 목표를 수치로 잡았다. 2020년 GDP가 2010년 GDP의 두배가 되는 것이다. 1인당소득 만달러 이상을 달성해 중진국의 대열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중국은 100년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100년을 반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10으로 나누어 5년 단위로 경제계획을 세워 100년의 계획을 달성한다. 2020년은 13차5개년계획(2016~2020년)의 마지막 마무리 해이다.

2020년 중국의 GDP는 단순히 추세로 분석하지 말고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세계적인 경기하강 추세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감안할 때 2019년 3분기에 6% 성장하고 이 추세라면 2020년은 5% 중반대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학적 예측이다.

그런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20년 GDP가 2010년 GDP의 두배가 되면 중국 100년의 꿈인 첫번째 국가백년대계를 완성하는 주석으로 중국역사에 남는다. 그리고 중국의 역대 5개년 계획에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주석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2020년 중국 GDP는 이 두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경기 2020년 1-2분기중에 저점 확인하고 반등 예상

2019년 연간GDP를 6.1%로 가정하면 2020년 중국GDP가 2010년의 두배가 되는 최소 GDP수준은 2019년까지 수치를 감안하면 5.6% 성장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13차5개년 계획의 연평균 6.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0년 GDP는 최소 5.9~6.0%의 성장률은 나와야 한다.

중국은 국가의 힘이 무소불위인 특이한 나라다. 100년의 계획, 13.5계획의 목표달성은 시 주석의 명예가 달린 문제고 중국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 그래서 2020년은 재정정책, 금융정책, 산업정책 할 것 없이 모든 경제정책을 동원해 6%대 성장률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은 그간 긴축을 해오다 2019년 들어 통화정책을 완화로 바꾸었고 통상 통화정책의 효과는 9-12개월 후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의 금융완화정책과 2020년의 경기부양 가능성을 감안하면 중국경제는 추가 경기하강보다는 저점 반등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재고사이클은 대략 3-4년주기다.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2018년부터 하강에 들어간 중국경기는 정부의 정책지원에 힘입어 2020년 1분기~2분기 중에 경기저점을 찍고 미약하지만 반등세를 보일 것 같다.

2020년 중국, 기술주 투자 시대 도래

2020년에 중국경제에서 주목할 분야는 금융, 신기술, 소비, 개방이다. 미·중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전략은 중국이 강한 제조의 강점을 살려가고 여기에 소득수준 1만 달러대의 14억명의 소비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과의 기술전쟁으로 첨단기술은 이제 미국으로부터 베끼는 것도, 사는 것도, 강요해 뺏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미국이 원천 봉쇄하는 정책을 쓰자 중국은 목숨 걸고 첨단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 이외 나라와 기술협력이든 합작이든 뭐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기술확보를 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과거 40년간 중국은 노동력과 시장을 가지고 서방의 기술을 유혹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중국은 주식시장을 통해 서방의 기술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지정한 6대 첨단산업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면 적자가 나도 상장이 가능한 커촹반(Technology Board)을 상하이증시에 만들었다. 그리고 마카오에도 기술주 전용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과 경쟁하는 4차산업혁명 기술은 유형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담보가 필수인 은행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은 원천적으로 어렵고 벤처투자, 사모투자가 답이다. 그리고 이들 투자가가 투자금을 회수할 기술주 시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9년에는 내수확대 정책에 힘입어 외국인이 매집한 백주, 음식료 등이 주가가 급등했지만 2020년에는 중국의 기술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기술주 대투자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5G통신망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의 기술주와 미·중의 전쟁 중에 불거진 반도체와 반도체장비들에 대한 국산화전략에 힘입은 첨단장비주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쟁력 떨어진 전통제조업의 중국에서 퇴출에 울상만 지을 것은 아니다. 미·중의 전쟁에 어부지리할 묘수를 생각해야 한다. 미·중의 전쟁 중에 벌어진 중국 금융개방과 증시육성 그리고 기술국산화의 수혜를 입는 중국기술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 그간 제조업에서 죽어라 일해서 돈 벌었다면 이젠 중국에서 돈을 일하게 해서 돈을 버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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