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2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태 지역 담당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청사를 나오며 연합뉴스 등의 회담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참여해온 핵심인사인 최 부상은 북미 협상과 관련 앞서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부장관 지명자가 '외교의 창이 열려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을 위해서 2년 동안 중대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말 부득이하게 미국이 우리에게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조선반도에서 외교의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비건 부장관 지명자는 미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상은 이어 비건 지명자가 같은 청문회에서 자신을 비핵화 협상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것과 관련, 그와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대미 협상 대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이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최 부상은 이어 앞서 북한 측이 미국에 제시한 12월 협상 시한을 비건 지명자가 '인위적인 데드라인'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미국 측의 셈법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고 그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받아쳤다.
최 부상은 20일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등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들과 회담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및 양자 현안들을 두루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한 양국 '전략대화' 차원의 회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