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는 스마트(Smart)일 것이다. 우리말로는 현명한 혹은 똑똑한 의미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시계), 스마트카(자동차), 스마트홈 등 다양하게 통용되고 있다. 굳이 번역하지 않고 직접 쓰는 이유는 이 단어의 포괄적 의미를 번역된 한 단어로 전달하기 힘들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도시 전체를 포함하는 소위 스마트시티라는 용어로 확대되어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시가 얼마나 혹은 어떻게 똑똑하고 현명해질 수 있기에 이 단어를 도시 앞에 붙였을까? 아직 명확하게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한데, 어느덧 전 세계에 약 100개의 도시에 스마트시티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투자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초고속통신망이 전국에 보급되면서 각 도시의 정보화 수준은 극대화되기 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에는 언제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유비쿼터스(Ubiquitous) 도시, 즉 U-City 사업이 추진됐다. 당시만 해도 U-City 개념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일반 시민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도시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할 정도였다. 몇개의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진행됐지만 결국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른 이유다.
정보화 혹은 첨단기술 용어를 활용해 스마트시티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제시되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뜻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다. 굳이 설명하자면, 그동안 U-City는 도시가 시민을 알아가는 것이었다면, 스마트시티는 이제 시민이 도시를 알아가는 것이다.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도시 구성의 핵심 요소인 사회기반 인프라, 경제, 산업, 행정뿐만 아니라 에너지, 물, 환경, 통신, 수송, 재난재해 등에 대한 현황은 그동안 도시 운영자들만의 정보였다.
그러나 스마트시티에서는 시민들 스스로 이 모두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해서 자신의 삶과 생활에 자발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과 관련 분야의 고급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 시민들의 직접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
스마트시티는 국가 R&D 투자에 혁신성장 핵심 인프라 및 핵심산업을 육성하는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로 지정돼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0년도 약 1000억원 규모로 스마트시티 R&D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나 인공지능(AI)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 혁신성장에 선제 투자되는, 소위 DNA라 불리는 핵심 인프라(Data·Network·AI) 구축과 빅3 산업(미래차,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등과 연계될 경우 관련 투자로 인한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스마트시티 미래 방향과 2020년 신규사업에 대한 토론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 주관으로 11월 1일 송도 스마트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사업을 담당하는 국토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위원, 스마트시티 사업단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스마트시티 방향에 대한 전문가 발제와 2020년 신규사업 설명을 하고 스마트시티 연구현장 및 업계 의견수렴이 진행된다.
2020년엔 국가 R&D 예산규모가 24조원을 넘어선다. 2020년 국가 R&D의 중점적인 목표는 과학기술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기초연구, 인력양성, 소재‧부품‧장비분야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데이터·네트워크(5G)·AI 및 3대 핵심산업 집중투자로 혁신성장 확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지원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R&D 투자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각각의 분야별로 위와 같은 토론회를 통해 투자효율화 방안에 대한 공공의 의견 경청과 소통을 통한 정부혁신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