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장범준 아내 송승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를 게재했다.
그는 영화 포스터 문구를 인용하며 "모두가 알지만 몰랐던···.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네. 내일아 빨리 와"라는 글을 덧붙였다.
장범준은 아무런 말을 보태지 않았지만, 이는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는 불씨가 됐다. 2016년 출간된 원작 소설부터 오늘 개봉한 영화까지,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갈등'의 언제나 중심에 섰던 작품이기 때문.
1982년생 평범한 여성 김지영을 주인공으로 그가 여성으로 겪는 일들을 엮어낸 '82년생 김지영'은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 기혼여성을 '맘충'이라 부르는 혐오적 시선, 독박육아, 유리천장으로 승진이 어려운 직장인 여성, 깊은 밤 귀갓길에서 느끼는 공포심 등에 관해 다루며 많은 여성의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 편향적"이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여성의 입장만을 담아내 오히려 '역차별'을 부른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상반된 소감은 '젠더 갈등'으로 이어졌고 어떤 상징격으로 떠오르기도 해다.
장범준의 물음표는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젠더 갈등으로 흡수됐다. 그가 남긴 물음표가 어떤 뜻이지 쉬이 추측해서는 안 되지만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선도 분명 있다. 단순한 물음표 네 개가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불러온 건 영화가 가진 상징 때문일 것이다.
송승아의 게시물은 장범준의 댓글로 인해 순식간에 '젠더 갈등'에 관해 논하는 장이 됐다. 게다가 송승아는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독박 육아에 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괴로움을 표현했던바.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일까지 끌어들이며 장범준의 댓글을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의미 없는 댓글인데 논란을 키운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현재 송승아의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논란은 논란을 낳는다. 장범준의 물음표가 지핀 '82년생 김지영' 논란은 계속해서 몸을 부풀리고 있다. 이 갈등은 쉬이 사그라질 거 같지도 않다. 차별과 갈등 그리고 혐오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을 두고 또 다른 혐오와 갈등을 빚는다니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