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5~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북한개발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와 외교부 등은 이른 시일 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다룰 의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 과정에서 부산시가 제안한 북한개발은행 설립안 역시 하나의 아이디어로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개발은행은 북한이 비핵화 이후 시장 개방 및 기반시설 개발을 본격 추진할 때를 미리 대비해 10조원 규모의 지원자금을 미리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이후 부산시는 개발은행 설립과 관련해 구체화 작업을 수행해왔다. 개발은행 초기 투자금은 10조원 수준이며, 정부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남북협력기금을 포함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기금 마련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부산시는 내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참여도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무대에서 이 사안을 공식 의제화하고 아세안 정상들의 지지를 기반 삼아 국제사회의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세안 정상들이 다 같이 모인 국제무대에서 북한개발은행 설립을 공론화할 경우 우리 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전하는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북한개발은행 설립안을 공식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스톡홀름 노딜' 등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등의 상황을 고려, 우리 정부가 의제 설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