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무디스에 건전성 지적...국내 신평사는 "지켜보는 중"

2019-09-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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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저하 우려있지만, 당장 조정은 없을 것"

[사진=삼성증권 제공]

[데일리동방]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삼성증권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자, 국내 신평가들의 평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디스가 지적한 자금조달 구조와 자본적정성 저하 등에 대해 국내 신평사들도 우려하고 있어서다. 다만 아직 "지켜보는 중"이란 입장이다.

◆매도파생결합증권 확대로 '건전성 저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디스는 삼성증권의 장기 기업신용등급을 'Baa1/부정적'에서 'Baa2/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금 조달 구조와 유동성의 지속적인 약화, 그리고 자산 리스크가 확대된 탓이다.

무디스는 "중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리테일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로 최근 수년간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확대한 데 따른 자금 조달 구조 및 유동성의 지속해서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 보유 규모 및 자기자본 대비 기업신용공여 규모가 늘어 자산 리스크도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하며 법적으로는 무담보 회사채와 같아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삼성증권의 6월 말 기준 매도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1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9조9000억원에 비해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원금비보장형 상품비율이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90%가량이 자체헤지 상품이다. 자체헤지 비중이 클수록 위험노출 수준도 높아 헤지운용부담은 큰 편이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가로 단기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유동성 리스크 확대도 불가피해졌다. 무디스는 “자금조달 구조와 유동성 비율이 최근 수년 대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적정성도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2017년 이후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사업을 강화해 신용공여가 증가하는 등 시장위험액이 상승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은 2016년 말 398.9%에서 올해 6월 말 173.8%로 225%포인트 하락했다.

더불어 2016년 말 대비 총 위험액은 1조3000억원가량 증가했고, 반면 영업용순자본은 6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사는 신용등급이 하락 시 조달금리 상승, 영업력 저하 등의 리스크가 발생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경우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되면서 글로벌 영업력 저하로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신평사 “우려되지만 일단 지켜볼 것”

국제 신평사의 냉정한 진단이 나온 만큼 국내 신평사들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증권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위험인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런 업종 특성상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그리고 신용등급이 중요하다.

국내 3대 신평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증권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부여하면서 “상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부분 무디스의 지적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한기평은 삼성증권 매도파생결합증권에 대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장기화되고 있어 운용손익에 영향을 미칠 주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 추이와 헤지방식 등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며 “위험확대에 상응하는 자본축적 여부와 자본적정성 지표 추이를 모니터링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신평도 “최근 기업금융부문의 적극적 위험인수로 인해 신용위험액은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영업용순자본비율은 하락세”라며 “기업대출과 우발부채 확대에 따른 리스크 프로파일 저하 가능성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나신평은 삼성증권이 2017년 이후 여신자산을 확대하면서 순자본비율이 분기별로 변동하는 데 대해 “잉여자본을 수익자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4조7000억원, 잉여자본 1조2000억원 등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 투자 확대 시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국내 신평사들이 삼성증권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연초부터 초대형 증권사들의 위험확대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무디스와 우려하는 부분이 비슷하지만, 삼성증권의 등급 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증권의 유동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삼성증권 주요 자산의 현금성이 높고 외부의 지원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한편, 무디스와 국내 신평사들은 △대주주인 삼성생명보험의 지원 가능성 △ 상위권 시장지위 △한국은행 및 한국증권금융의 신용공여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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