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전달보다 0.05%포인트(P) 낮은 4.20%로 고시했다. 5년 만기 LPR은 전달과 동일한 4.85%로 발표됐다.
지난달 중국은 LPR 제도를 개편해 은행등 금융기관이 앞으로는 매달 20일 고시되는 1년물, 5년물 LPR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1년물 LPR이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를 대체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20일 처음 발표된 LPR은 기존의 대출 기준금리(4.35%)에서 0.1%P 낮아진 4.25%였다.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가 0.1%P 인하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9월 인하 폭은 전달의 절반 수준인 0.05%P에 그쳤다. 이는 앞서 시장의 예측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시장은 앞서 LPR 금리가 전달보다 0.05~0.1%P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 압박에 직면한 중국은 그동안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6일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한 게 대표적이다. 이로써 시중에 9000억 위안 자금이 풀려 은행권의 기업 대출 여력을 넓혀주기 위함이었다. 지난해부터 벌써 7번째 단행한 지준율 인하 조치다. 그럼에도 중국 투자·소비 등 실물경제 지표가 부진하자 중국이 금리 인하와 같은 더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최근 들어 인민은행은 통화완화 행보에 있어서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앞서 17일에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만기 1년짜리 자금 2000억 위안을 공급할 때에도 발행금리를 3.3%로, 2018년 4월 이후 17개월째 동결시켰다. 중국이 MLF 금리를 인하해 LPR 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이란 시장 예측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중국은 LPR 금리를 MLF 금리와 연동시키고 있다. MLF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권 LPR도 낮아져 시중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장은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가장 큰 이유가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내 돼지열병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식품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에 따른 유가 폭등까지 겹치며 에너지 물가 압박까지 커졌다는 것.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달째 2.8%를 기록, 중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인 3%에 근접한 상황이다.
위안화 절하, 부채 압박, 부동산 거품 등도 중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이유다. 이밖에 지난 16일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이 풀릴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 미중 무역전쟁 격화 흐름 속에서 중국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거나 MLF 금리를 인하해 시중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 유도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