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새 기준금리 0.05%P 인하한 4.2%…'통화완화' 속도조절

2019-09-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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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1년물 LPR 금리 발표…4.25%→4.2% 전망치 부합

앞서 MLF 금리 17개월째 동결…시장 예상 빗나가

인플레, 위안화 절하, 부채 압박, 부동산 거품 등 압박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 속 中 추가 지준율 인하, MLF 금리 인하 가능성 '여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두 달 연속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을 낮춰 고시했다. 하지만 9월 인하 폭은 8월의 절반 수준인 0.5%P였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 속 중국이 통화완화 행보에 '속도조절'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전달보다 0.05%포인트(P) 낮은 4.20%로 고시했다. 5년 만기 LPR은 전달과 동일한 4.85%로 발표됐다. 

지난달 중국은 LPR 제도를 개편해 은행등 금융기관이 앞으로는 매달 20일 고시되는 1년물, 5년물 LPR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1년물 LPR이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를 대체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20일 처음 발표된 LPR은 기존의 대출 기준금리(4.35%)에서 0.1%P 낮아진 4.25%였다.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가 0.1%P 인하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9월 인하 폭은 전달의 절반 수준인 0.05%P에 그쳤다.  이는 앞서 시장의 예측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시장은 앞서 LPR 금리가 전달보다 0.05~0.1%P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측정한 예상 중간치는 전달보다 0.05%P 하락한 4.2%였다. 로이터 통신이 61명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LPR 낙폭을 0.05%P 이하로 전망한 응답자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15명이 0.06~0.1%P를, 0.1%P 이상 낙폭을 전망한 응답자는 2명에 불과했다. 이밖에 LPR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 예측한 응답자 수는 11명이었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 압박에 직면한 중국은 그동안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6일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한 게 대표적이다. 이로써 시중에 9000억 위안 자금이 풀려 은행권의 기업 대출 여력을 넓혀주기 위함이었다. 지난해부터 벌써 7번째 단행한 지준율 인하 조치다. 그럼에도 중국 투자·소비 등 실물경제 지표가 부진하자 중국이 금리 인하와 같은 더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최근 들어 인민은행은 통화완화 행보에 있어서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앞서 17일에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만기 1년짜리 자금 2000억 위안을 공급할 때에도 발행금리를 3.3%로, 2018년 4월 이후 17개월째 동결시켰다. 중국이 MLF 금리를 인하해 LPR 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이란 시장 예측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중국은 LPR 금리를 MLF 금리와 연동시키고 있다. MLF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권 LPR도 낮아져 시중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장은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가장 큰 이유가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내 돼지열병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식품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에 따른 유가 폭등까지 겹치며 에너지 물가 압박까지 커졌다는 것.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달째 2.8%를 기록, 중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인 3%에 근접한 상황이다.

위안화 절하, 부채 압박, 부동산 거품 등도 중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이유다. 이밖에 지난 16일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이 풀릴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 미중 무역전쟁 격화 흐름 속에서 중국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거나 MLF 금리를 인하해 시중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 유도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 인민은행.[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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