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0순위로 꼽혔던 류현진(LA 다저스)이 MLB닷컴의 사이영상 모의투표에서는 1위 표를 한 장도 받지 못하는 ‘0표’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양대 리그 사이영상 후보를 3명씩 추려 모의투표한 결과를 공개했다. MLB닷컴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가운데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에게 가장 많은 1위 표를 던졌다. 슈어저는 1위 표 42장 가운데 23장을 받아 16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이 19장을 획득해 156장으로 슈어저를 바짝 추격한 반면 류현진은 단 한 장의 1위 표도 얻지 못했다.
MLB닷컴 소속 기자 42명은 양대 리그 사이영상 후보를 3명씩 추려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1위 표는 5점, 2위 표는 3점, 3위 표는 1점으로 환산해 총점으로 순위를 매겼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5차례 모의투표에서 4차례 1등을 차지했으나 후반기 부진 여파로 표심을 잃고 3위까지 밀려났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디그롬이 나선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지독한 부진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앞선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로 무너져 시즌 내내 지켜오던 ‘1점대 방어율’이 깨졌다.
잠시 주춤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 12승 5패, 평균자책점 2.35로 빼어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며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MLB닷컴도 “류현진이 올해 27차례 등판에서 22번이나 2자책점 이하로 던졌고, 단 7경기에서만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며 “시즌 전체적으로 이보다 견고할 수 없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MLB닷컴 기자들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류현진에게서 눈을 돌려 슈어저와 디그롬을 향하고 있다.
슈어저는 9이닝당 탈삼진(12.51개),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2.31), 조정 수비무관평균자책점(xFIP·2.97)에서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야수의 수비 지원 없이 투수 자체 능력만으로는 압도적인 성적이다. 다만 시즌 중반 부상으로 빠진 한 달이 걸린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그롬은 후반기 성적이 표심을 이끌고 있다. 최근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할 정도로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고, 탈삼진 부문에서도 239개로 1위에 올라 있다. 디그롬은 190이닝을 소화한 것도 가산점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168⅔이닝을 던졌고, 슈어저는 159⅔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남은 정규시즌 두 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멀어진 사이영상 표심을 잡기 위해선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저스틴 벌랜더가 1위 표 37장을 받아 팀 동료 게릿 콜(1위 표 5장)을 크게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