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을 통해 "중추절(中秋節·중국의 추석) 연휴 동안 양국이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양국 국민에게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양국이 모두 긴장 국면을 타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미 간 무역 갈등이 1년여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양국 모두 한쪽을 압도하지 못한 것이자 양국 이익이 극한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라며 "양국이 서로 공격 태세를 지속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고 이성적이지도 못하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 완화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무역전쟁이 1년 반 가까이 진행되면서 만약 한쪽이 선의를 보인다면 상대에게 유약하게 보일 것을 우려해 양국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며 "양국 모두 이런 기회(최근 양국이 서로에게 보인 선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이 강조한 '유화적인 분위기'는 관세율 인상 연기와 농산물 구매 재개 등 양국 간 무역갈등 완화 움직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앞서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 일부 농축산물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제품 16가지 품목을 추가 관세 대상에서 면제하기로 한 데 이은 조치인 셈이다.
미국도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30%로 올리는 것을 2주 연기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일부 문제만 우선 합의하는 '중간단계' 무역합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0일 미국 재계 및 전직 고위 관리들과 만나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전을 보이길 바란다면서 무역 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 수교가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가운데 양국 경제 무역 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상호 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도 미·중 협상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 측 대표로서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10월 초 고위급 회담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번 달 중순 이후부터 이어지는 미·중 차관급 실무 협상에서 합의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이 여럿 남아 있는 만큼 양국의 전격적인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새로운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 한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