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마지노선'을 넘기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관세 부과 등으로 격화된 미국과 중국이 협상 가능성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콩의 송환법 철회, 영국 '노딜 브렉시트' 부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환율을 끌어내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원 하락한 달러당 1196.9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긴 이후 24거래일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 환경 개선도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한다.
여기에 일본 수출 규제에도 한국 수출 차질이 현실화되지 않아 선제적으로 반영된 원화 약세의 되돌림이 일부 있었다. 한국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원화 약세 등 수출경쟁력 회복 기대에 추가 악화는 제한됐다.
특히 계절적으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되는 기간에 진입했다. 한국 수출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절대 규모가 늘어난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단에서 수출 네고 물량 유입으로 이어져 상승폭 확대가 제한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이 아직 진행형인 점은 신흥국 통화인 원화에도 불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의견 조율을 이뤄내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월 협상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완화될 경우 환율은 달러당 1100원 중후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는 10% 내외 저평가된 상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통화완화에 따른 금융 환경 개선, 계절적 무역흑자 확대 등 수급적 요인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며 "바닥을 다지는 경기 흐름 역시 원화 약세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