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편지 속 772 유격대 동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착상태에 빠진 6․25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시도한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펼쳐졌지만 90년대 들어서야 그 실체가 알려진 ‘장사상륙작전’의 제1유격대대 대원, ‘772명의 학도병’이 바로 그들이다.
마땅히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어야할 숭고한 희생이지만 장사상륙작전은 숨겨진 슬픈 역사였다. 그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오는 9월 25일 오로지 이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그려낸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돌 멤버 최민호가 학도병역으로 분전하고 곽시양, 김성철 등 최근 충무로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배우들도 함께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조연배우 김인권이 기간병역, 트랜스포머의 히로인인 ‘메간폭스’가 종군 기자역으로 열연하며 영화의 무게감을 높인다.
또 하나 더 반길만한 소식은 그에 앞서 영덕 주민들은 더 빨리 장사리의 잊혀진 영웅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오는 9월 6일 영덕군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시사회가 열린다. 상영 전 시사회가 지방 촬영지에서 개최되는 것은 기존에 없던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영덕 시사회는 같은 날 오전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과 연계해서 열린다. 기념식 후 참전용사인 류병추 장사상륙참전유격동지회장을 비롯한 참전유공자와 유족들, 지역학생 및 군인들도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의미를 더한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9월 3~4일까지 이틀 동안 선착순 사전예매도 실시한다. 사전예매는 예주문화예술회관 공연예매사이트에서 1인 2매까지 가능하다. 예매자에 한해서만 매표소(티켓박스) 발권 후 시사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번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다. 12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으며, 현장예매는 하지 않는다.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4일 군번도 군복도 없이 군인이 된 772명의 학도병들이 불과 보름동안의 짧은 훈련만 받고 작전명령 174호를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작전이다.
작전당일 태풍(케지아)의 영향으로 수송함(LST문산호)이 좌초되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영덕군 장사해안에 상륙해 적 주보급로를 차단하며 적의 후방 주력을 동해안으로 유인 집결토록 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토대를 마련한 작전으로 한국전쟁사에 영원히 남을 값진 전투로 기억되고 있다.
이 작전으로 139명이 전사했고 9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처 수송선에 승선하지 못한 유격대원 39명은 최후의 1인까지 싸우다 숨지는 등 많은 희생을 치르며 성공해낸 작전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이번 시사회는 참전용사들과 유가족, 학생들, 지역주민들과 같이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로 만들 생각이다”며 “숭고한 희생은 언제나 가슴에 진한 울림을 전한다. 많은 국민들이 이 영화를 통해 772명의 참전용사들의 뜨거운 울림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은 향후 영화촬영지에 안내판, 포토존 등을 설치하고 문산호 외 신돌석장군 유적지, 영해 근대역사·문화 공간을 활용한 호국투어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역사체험학습현장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