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 ‘L하우스’는 철저한 무균상태를 자랑했다.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무진복과 무진모, 무진화를 두 겹씩 착용해야 해 번거로웠지만, 그만큼 철저한 무균상태를 유지했다.
28일 안동 L하우스에서 만난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장(상무)은 “올해 사용될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가 시판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출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 연말과 내년 초 국내에 공급할 독감백신은 약 500만 도즈(500만회 접종량)로, 내달부터 전국 병의원에 공급된다.
독감백신은 보통 독감이 유행하기 전 9월부터 12월까지 접종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백신제조사는 접종 시즌을 감안해 8월 말부터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한다. 한 번의 접종으로 4개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독감백신이 2015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후, 국가예방접종은 3가, 민간접종은 4가로 재편돼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상균 공장장은 “L하우스는 세포배양과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생산을 위한 선진 기술과 생산설비를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이라며 “대지면적 6만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백신 대량생산을 위해선 국제 특허를 출원한 ‘부유배양 자체 세포주 MDCK-SKY’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백신 항체 생성에 사용되는 동물 세포를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 배양하는 것으로, 공정을 단순화 시키고 효율성을 높인다. 바이오리액터(무균 배양기) 내에는 1회용 백인 ‘싱글유즈시스템(Single Use System)’을 적용해 한 번 배양 후 버리고 있어 오염 가능성과 세척‧멸균과정을 최소화했다.
이 공장장은 “현재 L하우스에서 한 번에 생산 가능한 독감백신은 600만 도즈이며, 스카이셀플루는 누적판매량이 2300만도즈에 달한다”며 “지난해 7월에는 L하우스의 증설을 위해 경북‧안동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내년까지 독감백신 원액 생산량을 현재 약 2배 규모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의 장점을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높일 예정이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2월 2017~2018 독감 시즌 사전 분석 결과, 세포배양 4가 백신이 유정란 배양 4가 백신에 비해 11%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