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정현(세계랭킹 170위)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5천700만 달러·약 690억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부활을 예고했다.
정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06위·미국)와 3시간 36분의 치열한 접전 끝에 3-2(3-6 6-4 6-7<5-7> 6-4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올해 1월 호주오픈 2회전 진출 이후 허리 부상으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불참했다. 최근 남자프로테니스(ATP) 청두 챌린저를 통해 복귀한 뒤 곧바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US오픈 예선에서도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한 에스커베이도를 상대로 1세트를 3-6으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세트에서도 게임스토어 2-4로 끌려가며 위기를 맞은 정현은 이후 4게임을 연달아 따내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정현은 3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 끝에 에스커베이도에게 다시 3세트를 내줬으나 게임스코어 4-4로 맞선 4세트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세트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췄다. 정현은 마지막 5세트에서 기세를 몰아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아 에스커베이도를 무너뜨렸다.
정현의 2회전에서 2009년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베르다스코와 만난다. 베르다스코는 2009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고, US오픈에서는 2009년과 2010년 8강에 2년 연속 올랐다.
정현과 베르다스코와 한 차례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만나 0-2로 져 상대 전적에서는 1패로 밀린다. 정현과 베르다스코 경기 승자는 3회전에서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