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동 부동산 시장이 신안산선 착공 호재의 선반영으로 7월 말까지는 잠잠했는데 얼마 전 다음달 착공 공식 발표가 나면서 또 한번 반짝했다. 한두주 만에 인근 기존 단지들은 3000만원, 신축 단지들은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 상승했다.” (도림사거리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
경기 안산·시흥시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를 최단 거리로 잇는 수도권 광역전철 ‘신안산선’ 사업 착공 소식으로 신안산선 예정 노선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서울 영등포는 지난 21일 GTX(광역급행철도)-B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이어 겹호재를 맞았다는 평가다.
도림사거리 인근 W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안산선 호재는 작년부터 꾸준히 반영돼왔다. 도림사거리 인근은 ‘도림사거리역’ 설치로 '신길뉴타운' 재개발 호재보다 교통호재가 더 강하다”고 지적했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도림동 인근은 그동안 전철이 안 들어와서 저평가됐다”면서 “똑같은 조건인데도 전철역이 있는 인근 지역과 7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신안산선이 준공되면 도림사거리도 그 수준까지 따라붙을 것”이라면서 역세권 단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변 시장에서는 전반적인 서울 집값 하락 및 거래 위축 상황에서도 다음달 9일 신안산선 실제 착공식이 이뤄지면 한번 더 호가가 오르고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작년 9.13대책 이후 거래가 끊겼던 도림사거리 인근 단지들은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래가 재개되고 최고가를 찍는 단지들도 생겨났다. 지난주 착공식 날짜가 확정되자 3000만원 가량의 추가 호가가 붙어있는 상태다.
도림사거리 인근 ‘신길건영’은 작년 8월 전용면적 95㎡가 7억4700만원에 고점을 찍은 뒤 9.13 대책을 기점으로 거래가 끊겼다.
그러나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5월 말부터 거래는 다시 살아났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6월 해당 단지는 7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신축 단지인 ‘영등포 아트자이’ 역시 지난 7월 전용 84㎡가 9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의 실거래가가 9억원을 넘은 것은 2014년 입주 이후 처음이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 영향과 더불어 높아진 호가에 매수세가 버거워하면서 최근 거래는 다시 잠잠해졌다.
W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는 있어도 막상 산다고 덤비는 사람이 없다”면서 “도림사거리 인근이 1000가구가 넘는데 거래된 것은 5~6건밖에 되지 않는다”고 상황을 전했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강한 규제 국면에서도 도림사거리 인근 집값이 견고한 이유는 결국 신안산선에 대한 기대심리다. 신안산선이 정부 규제를 잡아먹는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안산선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돼온 만큼 인근 주민들은 신중한 분위기도 보이고 있다.
W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환영은 하지만 ‘진짜 할까’, ‘이제 와서 설마 되겠어’하는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도 있다. 계속된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이 지쳐있기 때문”이라면서 "착공이 아닌 완공이 될 때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 사업은 총연장 44.6km 길이로 총 약 3조346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사업은 발표 21년 만에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지난달 '넥스트레인'(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 신청서’를 지난 22일 국토교통부가 승인하면서 다음달 9일 착공식이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