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금융권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차기 수출입은행장이다. 수출입은행장들이 연달아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한 덕에 수출입은행장의 무게감이 이전보다 확연히 달려졌다는 평가가 나오며 시선도 모으고 있다.
실제 2009년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2017년 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각각 수출입은행을 이끌다 금융위로 이동했다. 역대 금융위원장 6명 중 2명이 수은에서 건너온 것이다. 은 후보자도 무사히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된다면 7명 중 3명이 수은을 거친 셈이 된다.
최희남 KIC 사장 역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있어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 둘 모두 현직 인사라 수출입은행장 인선에 따라 연쇄 인사가 필요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장 외에도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권에 굵직한 인사가 예정돼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끝난다. 전 정권에서 선임된 인물이라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임기도 각각 11월, 12월에 끝이 난다.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 카드사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하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CEO는 더 많아진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12월),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12월),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12월)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연이어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손 회장의 경우 우리금융지주 출범 당시 이미 회장직 연임에 대해 금융당국과 공감대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우리은행장은 더 이상 겸직하지 않을 수 있다.
조 회장은 경우의 수가 조금 더 복잡하다.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어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지주 내부에서는 재판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재판이 지연될 경우 연임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후보자가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무사히 선임된다면 이후 금융권 인사도 새판이 짜여질 수 있다"며 "내년 초까지 계속해서 인사 동정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