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가 참여한 논문이 해외 '부실학회'에서 발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3월 과기정통부 후보자로 지명된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가 부실학회 오믹스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명이 철회된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최 후보자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연구주제의 특이성에 비추어 해당 학술대회는 적절해 보였다.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전적으로 지도교수 본인의 불찰"이라고 부실학회 참여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과학계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지난 2013년 3월 제자 1명과 함께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IARIA'(International Academy, Research, and Industry Association) 학회의 컨퍼런스에 학술자료를 게재했다. 논문은 컴퓨터 회로 설계 관련 내용으로 공동저자인 제자가 학술대회에 참석했고, 최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해당 논문에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명시돼 있다.
비올리스트(Beall’s list)는 학자들이 공유하는 부실학회 의심 명단으로, 연구자가 허위 학회·학술단체를 사전에 필터링 할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다. 과학계 부실학회 논란을 불러일으킨 오믹스, 와셋 등도 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올리스트는 권위있는 기관에서 발간한 공식적인 문건이 아니고, 비올(Beall)이라는 개인이 운영하는 리스트"라며 "비올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실학회라고 확정하기는 어려우며,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 모두가 부실학술대회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실학회는 논문 발표·출판 등 형식만 학회일 뿐 실체는 영리 목적의 단체를 뜻한다. 국내에선 오믹스와 와셋이 이런 사례로 잘 알려졌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를 초래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작년 7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