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뒷전으로 미룬 채 무력시위에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 초 시작되는 한·미군사연습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북한은 '저강도' 군사행보에 나서며 대미(對美) 압박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고 작전 전술적 제원 및 무기 전투체계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잠수함 시찰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23일(북한 보도날짜 기준) 만의 첫 군사행보다.
더불어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이틀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한미 양국의 군사 연습에 대한 항의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19-2 동맹' 한미 군사 연습이 현실화할 경우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면서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미 당국이 19-2 동맹 연습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 역시 무력시위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불참함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이 무산된 것 또한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결국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에 앞서 안전 보장 요구 의제화를 위해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이 '도발'로 간주하지 않는 범위 내의 무력시위에 나선 모습이다.
합참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430㎞로, 고도 50여㎞로 날아가 지난 5월 9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북한)은 다른 모든 나라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듯이 몇 번 한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단거리"라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간주하지 않고, 북미대화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보복에 이어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합 초계비행 과정에서 일어난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등 한반도의 복잡한 안보 정세 속에서 북한이 국제 사회에 자국의 정치·군사적 위력을 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