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법원 공고망에 따르면 올 들어 7월23일 현재까지 모두 271개 부동산 기업이 파산 청산을 선언했다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가 25일 보도했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지만 여기엔 업계 순위 215위인 중견 부동산기업인 인이(銀億)그룹도 포함됐다. 선전거래소 상장사이기도 한 인이그룹은 지난 6월 공시를 통해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저장성 닝보시 중급인민법원에 파산·기업회생(重整)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실 중국 전국에 산재한 부동산기업만 10만개가 넘는다. 이중 몇 백개 기업이 파산한 건 비율로 따지면 얼마 안 된다. 하지만 올 들어 '자금난'에 빠진 중국 부동산업계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장다웨이 중위안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서만 중국 정부가 최소 15차례 이상 부동산 업계 융자를 규제하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했다. 양훙쉬 상하이 이쥐부동산연구원 부원장은 "부동산 개발 대출에서부터 신탁, 국내외 채권 발행까지 모든 자금조달 채널이 막힌 건 전례없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 호황 속에서 부동산 기업들은 거액의 빚을 내서 땅을 사들이고 집을 지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업계 평균 자산부채율은 2007년 60%에서 현재 80%까지 높아졌다. 그런데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택은 거주용이지 투기하는 게 아니다"며 부동산 규제 고삐를 조인 데다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업계가 '자금난'에 빠진 것이다.
화타이증권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부동산기업의 파이낸싱 규제가 강화하면서 하반기 부동산 업계 '유동성 가뭄'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채권이 대거 만기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기업들의 개발투자 활동이 감속하고, 대형기업 중심으로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경위원회 부주임을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앞서 "향후 10여년내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 "향후 중국 부동산시장은 상위 30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