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 전 의원은 분홍색 상의를 입고 라디오 부스에 등장해 과거 '한미 FTA'로 겪었던 국회의원으로서의 애환을 털어놨다.
정 전 의원은 "그때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미국이 재개정을 하자고 했다. 지나가면서 반성하는 기회가 더 중요하다. 모 신문에서 한미 FTA 찬성 의원 사진을 1면에 실었다. 그때 이것 때문에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를 갔더니 젊은 애들이 '의원님 창피하지도 않습니까?'라고 하더라. 음식점에 가서도 '나가라'는 소리 듣고 그랬다"며 반대 의견이 격렬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정 전 의원 부인은 오후 3시58분께 남편이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서울 홍은동 실락공원 인근으로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실락공원 인근을 수색, 북한산 자락길에서 정 전 의원 시신을 발견했다.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약 4시간 만의 일이다.
이날 정태근 전 의원은 병원에서 취재진과의 대화를 통해 "정 전 의원이 오늘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내가 어머니께 간장게장 사줘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며 "연락하겠다고는 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 을을 지역구로 제17대~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사실상 정계를 떠났다. 이후 시사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시사평론가의 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