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검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통신망에 "제 삶의 전부였던 검찰과 여러분 곁을 떠나려 한다”는 글을 올려 사직의사를 밝혔다.
이 고검장은 논어에 나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ㆍ백성이 믿지 않으면 서지 못한다)’을 인용하며 “검찰도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급속도로 변해 가는데 검찰도 그 흐름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며 “뼈를 깎는 고통과 열정으로 잘 헤쳐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충북 증평 출신으로 고대 법대를 졸업, 2009∼2010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고, 지난해 6월 대전고검장을 거쳐 올해 2월 수원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치권과 관계 원만한데다 박상기 장관이 임명되기 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사실상 장관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는 점 때문에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도 이 고검장의 검찰총장 기용을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신이 분명하고 겸손하면서도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할 때에는 주저함이 없다는 점 때문에 따르는 후배가 많았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고검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후 사의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는 다섯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봉욱(54ㆍ19기) 대검 차장, 박정식(58·20기) 서울고검장, 김호철(52ㆍ20기) 대구고검장, 송인택(56ㆍ21기) 울산지검장 등이 사의를 표시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