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옥경 작가 “나보다 내 그림 더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가장 행복”

2019-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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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옥경 작가 제공]

“우와 이거 너무 좋다.” “이거 정말 좋은데.”

스케치를 할수록 색칠을 할수록 감탄과 놀라움은 점점 커졌다. 2012년 우연히 들게 된 마커(makers)의 끌림은 강렬했다.

양옥경 작가는 7년 전 마커와의 첫 만남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만화에서는 익숙하지만 회화에서는 다소 낯선 도구다. 최근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캠퍼스 아트 페어’에서 만난 양옥경 작가는 “마커를 가지고 회화를 하는 사람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많이 없다. 독특한 작업이다”고 소개했다.

양 작가가 사용하는 코픽 마커(Copic makers)는 색이 400가지가 넘는다. 그렇기에 남다르고 특별한 작품이 가능하다. 양옥경 작가는 “코픽 마커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며 “홍콩 같은 외국만 가도 ‘이건 마커로 그렸네요’라고 알아본다”고 귀띔했다.

남들이 들지 않는 마커를 든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다른 걸 다 포기하고 인생을 걸었기 때문이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3년 전 지천명을 지난 작가의 이력은 독특하다.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양옥경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혼 후 35세 때 공부를 시작했다. 독하게 독학했고 실기 준비를 위해 홍대 앞 미술학원을 다녔다. 결국 대학 입학의 꿈을 이룬 양 작가는 2005년 고려대학교(주전공: 서양화)를 졸업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에 재학 중이다.

양옥경 작가는 “내가 공부 할 때 아이들이 많이 희생했다. 엄마가 돌봐줘야 하는데...현재는 아이들이 32세, 30세다. 다행히 잘 커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흔해진 ‘인생을 걸었다’는 말이 흔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림은 인생의 상처도 치유했다. 양옥경 작가는 “화상을 입어 피부 이식을 네 번이나 해야 했다. 뜨겁고, 따갑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며 “그 당시 눈 뜨면 눈 감을 때까지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렸다. 신기하게도 그림을 그리면 아픈 것이 잊혀졌다. 천직인거 같다. 그림을 그릴 때는 참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양옥경 작가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는 “프랑스에서 전시를 했을 때 내 그림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를 만났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결국 그분은 그림을 사가셨다. 앞으로도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something love' , 2017. 사진=양옥경 작가 제공]

[ 2019 캠퍼스 아트페어 전시 작품. 사진=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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