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세 번째 지각, 한·러 정상 '새벽회담'…사과 메시지 없었다

2019-06-2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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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푸틴과 29일 새벽 정상회담…예정 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 지연

文대통령 "만난 횟수만큼 한·러 관계 발전"…푸틴 "김정은 회동 결과 공유"

'지각 대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2시간 가까이 지각, 사상 초유의 '새벽 회담'을 가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0시 36분 오사카 리가로얄호텔에서 푸틴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했다.

애초 한·러 정상회담은 전날(28일) 오후 10시 45분에 할 예정이었지만, 앞서 진행한 러·프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문 대통령은 2시간 동안 푸틴 대통령을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심야 회담이 새벽 회담이 된 셈이다. 지각한 푸틴 대통령은 별다른 사과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각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세 번째다. '외교 결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한 호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심야 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 및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 여부 등에 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한·러 양국 교류협력이 다방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4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안보회의 서기의 방한에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방러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교역량도 작년에 31% 증가했고 지난해 양국 간 인적교류도 7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푸틴 대통령과 다섯 번째 만났는데 만난 횟수만큼 한·러 관계가 발전했다"고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내년에 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는다"며 "작년 같은 경우 교역은 29%, 올해도 1∼4월 39% (각각) 증가했다"며 "(현재) 러시아에는 150개 한국 기업이 활동 중이고 러시아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액도 27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는 동북아 정세를 서로의 관심 문제로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4월 말 북한 지도자와 만난 것 고려하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 회담에 대한 제 인상을 공유하고 정세를 전반적으로 토의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20일 협상을 개시한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높이 평가하고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ICT)·혁신, 보건 및 의료 등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한·러 지방협력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한편, 내년 양국 수교 30년을 맞아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 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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