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에 광고까지 받아보라고?…카드 ‘전자영수증’ 딜레마

2019-06-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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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종이영수증 발행 의무 완화 논의 중

정부와 카드업계가 종이 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 발행 추진에 나서고 있지만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영수증이 종이 영수증에 비해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카드 가맹점의 종이 영수증 발행 의무를 완화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공급자가 재화나 용역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에게 바로 영수증(매출전표)을 발급해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종이 영수증을 받자마자 버리는 등 종이 영수증으로 인한 낭비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카드 결제에 따른 영수증 발급 비용은 2015년도 488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560억9000만원으로 14.7% 증가했다. 영수증 발급을 위해 한 해 평균 513억이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을 100% 부담하고 있는 카드업계 역시 규제 완화를 요구하면서 전자영수증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전자영수증 발급 수단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카카오톡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미 사용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이달 초부터 영수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을 신청하면 결제 시 종이 영수증 실물과 동일한 형태의 전자영수증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된다. 현재 신한카드만 가능하고, 하나카드·롯데카드도 곧 추가될 예정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영수증 발급 비용은 건당 6.6원으로 종이 영수증(건당 7.7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욱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카오페이에서 보내는 광고까지 고스란히 받아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비용은 더 올라가는 셈이다.

다만 플러스친구 광고메시지 수신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광고메시지 없이 영수증 알림, 결제 완료 메시지 등만 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추후 광고 없이 전자문서에 해당하는 알림만을 받을 수 있는 '카카오페이 내 문서함' 플러스친구로 영수증 알림을 발송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문자 메시지를 통한 방법도 있다. 다만 전자영수증은 단순 카드 승인 알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지 형태로 전송해야 한다. 그러려면 SMS(Short Message Service)가 아니라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로 보내야 하는데, SMS가 건당 20원 수준인 반면 MMS는 450원 정도로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각 카드사의 애플리케이션 알람으로 전자영수증을 발급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비용은 발생하지 않지만 카드사 어플은 카카오톡에 비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 낭비를 생각하면 전자영수증으로 전환되는 것이 맞는다”면서도 “카카오톡 전자영수증으로 카드사 입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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