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보증부 가계대출이 5년여 만에 100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보증부대출 증가액이 가계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대형은행의 보증부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166조3000억원으로 2013년(44조2000억원)보다 122조1000억원 증가했다.
보증부 가계대출 증가세는 대출·보증 요건이 완화되면서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보증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2.8%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보증부 가계대출의 차주 구성은 고신용 차주(1~3등급)가 77.9%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대출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증부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올해 3월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0.27%) 보다 낮은 수준이며 대위변제율(0.18%)도 과거 2014~18년 평균(0.41%)을 밑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보증부 가계대출이 요건의 완화적인 적용 등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 누증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3월말 154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4.9%로 석 달 전인 지난해 말(5.9%)보다 줄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7년 3분기부터 한 자리 수로 줄어든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계부채는 소득에 비해서는 가파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월말 158.1%(추정치)로 전년동기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3.6%에 그쳐 가계부채(4.9%)보다 낮았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48.1%로 2.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