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에 취임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대내외의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급변하는 항공 산업에 대응하고 대내외로 불거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내 결속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24일 한진칼 회장과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여전히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불거진 가족 간 상속 문제는 물론 경영권 공세를 높이는 KCGI,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 일선 복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영 이외의 문제로 인해 오랜 시간 내홍을 겪은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피로도 역시 커진 상황이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취임 후 사내게시판 임직원 편지, 스케줄 맞교환 제도(스와프) 허용, 일등석 폐지, 노타이 허용 등 기업문화 개선에 나섰다. 먼저 조 회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올렸다. 이는 한진그룹 내에서 첫 사례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 2일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도 고객이지만 직원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일등석 축소의 가장 큰 목적도 객실승무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타 클래스에 비해 높은 숙련도와 인원이 요구되는 일등석을 일부 축소했다. 3클래스로 운영되던 국제선 노선 27개를 2클래스로 간소화한 것이다. 수익률 개선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객실승무원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역할도 한다는 판단이다.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일등석을 일부 노선에서 없애고 비즈니스클래스로 간소화한 가장 큰 이유가 승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온라인상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를 통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한 객실승무원은 "임직원 인원이 적은 아시아나에 비해서 대한항공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 세대들에 비해 온라인 소통에 능하고 해외생활 경험으로 인해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경영스타일 등 3세 경영이 임직원의 공감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