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차이잉원, 시진핑 '통일론'에 부활...민진당 총통 후보 출마

2019-06-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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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일국양제' 통일론에 단호한 대응...지지율 급등

국민당 "예상했다...결국 국민당 승리할 것"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현 총통이 민주진보당(민진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차이 총통은 내년 1월 총통 선거 대선주자로 나가 제1야당인 국민당 후보와 맞붙게 된다. 

◆대만 첫 여성 총통, 재선가도 '청신호'

13일 대만 EBC TV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이날 여당인 민진당 중앙집행위원회는 당내 경선에서 차이 총통(35.68%)이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27.48%)을 8.2%포인트 차이로 제쳤다고 발표했다. 차이 총통은 오는 19일 중앙집행위원회의 확인·통과 절차를 걸쳐 내년 1월 치러질 총통 선거의 민진당 후보자로 공식 확정된다.

​이번 선거는 유선 및 무선 전화를 통해 약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저녁부터 12일 오후 10시까지 사흘동안 진행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차이 총통과 라이 전 행정원장이 국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 무소속 후보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과 각각 3자 대결을 벌일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줘룽타이(卓榮泰) 민진당 주석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우리는 대만 국민을 위한 가장 강력한 후보를 내세웠다"면서 "경선이 끝났으니 앞으로 당이 통합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날 여론조사가 끝난 후 차이 총통은 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한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민주적 제도를 따라야 하며 대선의 승리를 위해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며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현 총통. [사진=바이두]

◆차이잉원, 시진핑 '일국양제' 통일론에 단호한 대응...지지율 급등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2016년 총통선거에서 승리하며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다. 당시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 경제 개혁과 중국 본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에 참패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초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올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 통일론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재천명하고 나서자 지지율이 반등한 것.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5월 대만민의기금회 조사를 인용해 "취임 3주년을 맞은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2017년 10월 이래 1년 7개월만"이라면서 "시 주석의 압박에 대한 저항 방식이 정치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던 차이잉원을 부활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상 재선 도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던 차이 총통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도 부연했다. 

◆국민당, 의견분분...자신만만 VS 우려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판 환구망에 따르면 민진당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당은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될 줄 알았다"면서도 "결국 국민당이 이길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차이 총통의 4년 집권이 '독'이 되서 돌아올 것이라면서 지난해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리저화(李哲華) 국민당 관계자는 "오히려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이 나왔더라면 민진당의 '전략'을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예상대로 차이잉원 총통이 나온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차이잉원 총통은 현재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국민당 후보가 나오고 본격적으로 경선이 시작되면 결국 지난 4년 동안의 '과오'가 드러날 것"이라면서 "4년 집권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당 내부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차이 총통이 동성 결혼 특별법의 입법원(국회) 통과에 따른 대만의 국제적 입지 부상, 톈안먼(天安門) 사태 30주년,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등 반중국 움직임을 보여 표심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차이 총통은 홍콩과 같은 일국양제 수용 불가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화민국의 주권도 침해한다"며 "우리는 (범죄인 송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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