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雙十節) 연설 사흘 만인 14일 '대만 포위' 군사 훈련에 나섰다. 대만도 전투준비태세에 나서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대만 포위 군사 훈련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이래 네번째다. 중국은 2022년 8월에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지난해 4월에는 차이잉원 총통과 케빈 메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 회동에 대한 불만 표시로 대만 포위 훈련을 벌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20일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연설을 문제 삼아 사흘 뒤 이틀 동안 대만 연합 리젠-2024A 훈련을 했다.
이번에 중국이 재차 대만 포위 군사 훈련에 나선 것은 지난 10일 라이 총통의 건국기념일 연설을 겨냥한 것이다. 라이 총통은 당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며 대만 주권 수호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이번 훈련과 관련한 논평에서 "라이칭더의 건국기념일 연설은 양안의 역사적 연결을 끊으려는 음모로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신(新)양국론'을 부추기면서 '대만 독립' 오류를 꾸며냈고, 양안의 적의와 대결을 선동했다"며 "중국인민해방군은 언제나 훈련과 전투준비를 강화하면서 싸워 이기는 능력을 높이고 있고, '대만 독립' 분열 활동과 외부 간섭에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라이 총통의 해당 연설 직후에는 중국 외교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틀 뒤에는 중국 상무부가 대만을 상대로 한 추가 무역 제재를 검토 중이라며 경제적 압박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대만도 최신예 미국산 전투기인 'F-16V' 투입 준비를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대만 공군은 F-16V 투입, 화롄 지역 미사일 배치 등 즉각 전투준비태세를 갖췄다. 대만은 외교부는 중국의 포위 훈련에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